인터넷의 무게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한국 내 구글의 영향력은 커지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7일 미국 마케팅조사업체 샘러쉬(SEMrush)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에서 발생한 네이버 전체 트래픽 중 68.91%가 모바일, 31.09%가 PC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은 66.3%가 모바일, 33.7%가 PC를 통해 트래픽이 일어났다. 구글의 경우 모바일 접속 비중이 72.3%로 네이버와 다음보다 높았다. 한국 내 인터넷 사용자 10명 중 7명이 PC 대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데, 모바일 비중이 커질수록 구글에게 유리해지는 셈이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이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웹사이트는 모바일로 접속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국내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의 모바일 비중은 82.78%, 구글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는 95.87%에 달했다.
웹트래픽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전 세계 인터넷 접속 비중은 2011년 4%, 2012년 20%에 불과했지만, 2016년 10월 51.3%로 PC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인터넷 생태계가 모바일로 집중될수록 구글의 영향력은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PC 윈도우 OS(운영체제) 환경과 달리 구글 안드로이드 OS는 인터넷 브라우저 기본 검색을 구글로 설정했다.
최근 들어 구글의 한국 검색 시장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에 30.0%를 돌파한 데 이어 3월 32.3%, 4월 34.0%, 5월 34.8%로 상승세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 1월 64.5%에서 2월 59.6%, 3월 57.3%, 4월 55.9%, 5월 55.7%로 하락세다.
구글의 유튜브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해 온 카카오톡의 아성도 넘어설 기세다. 지난달 카톡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4145만8675명으로, 2위인 유튜브(4095만1188명)와의 격차가 50만7487명에 불과했다.
두 플랫폼의 MAU 격차는 2020년 298만7225명, 2021년 227만2538명, 2022년 153만494명에 이어 올해 5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하반기 중에 유튜브가 카톡의 MAU를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 접속자 숫자의 경우 이미 구글이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를 추월했다. 샘러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한국에서 PC와 모바일로 구글을 찾은 접속자 수는 6억6788만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4% 증가한 수치다. 유튜브(37억2000만명)까지 합치면 지난달 누적 접속자 수는 약 43억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네이버를 방문한 누적 접속자 수는 4억2137만명으로, 전년보다 2.26% 하락했다. 다음의 누적 접속자 수는 7675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6% 급락했다. 네이버와 다음의 누적 접속자 수를 합쳐도 약 5억명으로, 구글에 못 미친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Z세대의 경우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기존 국내 포털 서비스 대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검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시장이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다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