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추천 키워드 서비스를 각각 내놓았다. 네이버는 ‘트렌드 토픽’을, 카카오는 다음 포털에 ‘투데이 버블’을 시범 도입했다. 하지만, 두 서비스를 놓고 정치권에서 ‘실시간 검색(실검)’ 서비스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며 압박하자 네이버는 결국 철회를 포함해 서비스 지속 여부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카카오는 서비스를 지속하겠다 방침이다.
18일 네이버 관계자는 “‘트렌드 토픽’ 서비스를 철회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재검토하고 있다”며 “실시간 검색과 같다는 국회, 정부, 언론 등에서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한번 서비스를 하는 게 맞을지 살펴보기로 했다”고 했다. 실시간검색은 여론을 조작한다는 이유로 논란 끝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네이버는 2021년 2월, 다음은 2020년 2월 실시간검색 서비스를 종료했다.
트렌드 토픽은 개인의 구독 정보와 네이버 카페·블로그·포스트·동영상 등에서의 검색·문서 클릭 이력을 바탕으로 키워드를 추출해 추천 콘텐츠를 제시하는 서비스다. 개인의 네이버 활동을 기반으로 좋아할 문서를 추천하는 ‘개인화 추천’과 전체 네이버 사용자의 활동을 기반으로한 ‘트렌드 추천’ 서비스가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부터 ‘추천·구독’ 탭에서 시범 운영 중이고, 서비스를 7월 본격 선보일 계획이었다.
네이버 측은 트렌드 토픽이 실시간 검색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측은 “실시간 검색과 작동방식이 전혀 다르다”며 “문서에서 정보를 추출해 키워드를 보여준다”고 했다. 검색만을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가 아니고, 개개인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이야기다.
최근 다음에서 선보인 투데이 버블도 트렌드 토픽과 유사한 서비스다.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키워드로 보여준다. 다만, 카카오 측은 “실시간 이슈 검색어와는 정보 출처 범위, 분석 시간, 순위화 등의 측면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라며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정책적으로 준비를 해놓은 상태라 서비스를 지속한다”고 말했다.
우선 카카오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다음검색이라는 단일 서비스 내에서 이용자가 입력하는 검색어에 대한 통계정보를 활용했지만, 투데이 버블의 정보 출처는 다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제휴를 맺은 뉴스 사이트는 물론 다양한 외부 웹페이지를 고려해 보정 과정을 거치는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 설명했다. 또 실시간 검색에서는 순간적인 검색어 입력량을 기반으로 키워드를 추출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의도적으로 검색량을 증가시키는 행위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지만, 투데이 버블은 분석의 기준이 되는 시간을 수일로 늘렸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키워드를 순위화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투데이 버블은 유용한 정보나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주제를 발견하도록 돕는다는 취지에 적합한 키워드만을 이용자에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네이버의 트렌드 토픽과 카카오의 투데이 버블이 사실상 실시간 검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네이버와 다음이 ‘키워드 추천’을 도입한다고 한다”며 “과거 ‘실검’으로 정치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던 ‘조작주도성장’을 복구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 실검이 있다면, 1~3위 키워드는 무엇이겠는가”라며 “’힘내세요 김남국’ ‘우리가 김남국이다’ ‘가짜뉴스 김남국’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