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 제주신화월드 로비. 귀엽게 생긴 인공지능(AI) 로봇 두 대가 호텔 로비를 돌아다니며 투숙객에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이 로봇의 이름은 ‘똣똣’. 실제 말을 하며 움직이는 똣똣의 모습은 스타워즈의 ‘R2-D2′가 생각나 지나가는 리조트 투숙객 모두 신기한 듯 구경한다.

KT(030200)가 최근 국내 최대 규모 리조트 제주신화월드에 다수의 인공지능(AI) 실내배송로봇 시스템을 구축하고, 로봇 배송 서비스를 구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5일 현장을 찾았다.

제주신화월드는 부지 면적이 약 250만㎡(제곱미터, 7만5000평)에 총 2000여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면적이 넓고 구조도 미로처럼 복잡하다 보니 투숙객 입장에서 리조트에 어느 시설이 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에 리조트 내 고객 서비스를 위해 투숙객에 필요한 물품을 배달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수적인데, 제주신화월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구인난을 겪고 있던 상황이다.

김용남 KT 제주본부장은 “제주신화월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직원들이 많은 퇴사를 하고 돌아오지 않아 인력난이 가중됐다”며 “특히 물품 배송 수요가 많은 야간에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 로봇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신화월드에서 직원이 로봇에 물건을 넣는 모습./KT 제공

제주신화월드에 구축된 실내배송로봇은 총 5대 단일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도입한 로봇 중 최대 규모다.

로봇 또또는 ‘멀티 배송’이 가능하다. 기존 호텔 배송 서비스는 한번에 하나의 목적지만 이동할 수 있어, 많은 양의 주문을 한번에 처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주신화월드 로봇 배송 서비스는 최대 3곳의 객실까지 배송이 가능해 이용 손님이 많아도 더 빠르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제주신화월드 각 객실에는 ‘제주 신화월드로봇편의점’ 이라고 적힌 QR(빠른 응답) 코드가 있다. 스마폰의 카메라로 코드를 스캔하면 주문 페이지가 열린다. 방에서 먹고 싶은 각종 주류와 음료, 스낵을 담을 수 있고, 결제를 하면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가 전송된다.

호텔 관리자는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호텔 프론트의 주문관리 페이지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로봇에 물건을 담아 로봇에 배송을 수행한다. 투숙객은 실시간으로 로봇이 어디까지 가고있는지 지도에서 정밀하게 현재 위치를 볼 수 있다.

로봇 똣똣은 사람 걸음걸이 속도로 움직이고 엘리베이터와 실시간으로 연계해 작동하는 만큼 누가 따로 버튼을 눌러줄 필요도 없다. 다만 아직 주변에 사람이 많거나 엘리베이터가 멈출 경우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여 기술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동안 작은 면적의 호텔이나 식당 규모에서 와이파이 통신만으로 작동되는 서빙 로봇은 많았지만 제주신화월드처럼 대규모 공간에 배치된 것은 이례적이다. 단순히 로봇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행에 필요한 지도를 그리고, 로봇 운행과 원격 관제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리조트 내 네트워크 음영을 파악해 해소해야 하고, 어떤 제조사의 로봇을 활용하더라도 다수 기기간 연동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제주신화월드는 호텔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탑승과 환승을 위한 시스템 연결 등 높은 기술적 요소가 필요했다.

제주신화월드에서 투숙객이 로봇을 통해 주문한 물건을 받는 모습./KT 제공

제주신화월드에선 앞으로 로봇 편의점뿐 아니라 호텔 F&B물품(얼음·어메니티 등)을 배송하는 로봇을 메리어관에서 운영한다. 제주신화월드는 향후 운용 성과에 따라 로봇 운용 대수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상호 KT AI 로봇봇사업단 단장은 “이런 AI 실내배송로봇은 실내에서의 이동이 귀찮을 정도의 넓은 리조트에서도 유용하다”며 “작은 규모의 일반 호텔에서도 야간이나 새벽 등 근무자가 적을 때에도 투숙객이 부담없이 배송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AI 방역로봇도 상용화해 다음달 고객사에 구축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A사와 B·C 정부기관 등에서 현재 테스트 중이다. AI 방역로봇은 플라즈마, UVC(자외선 파장) 살균과 공기청정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