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우 삼성SDS 사장이 2021년 1월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삼성SDS가 황성우 사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매출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수익성·오너 지분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류 사업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본업인 IT서비스 사업은 그만큼 성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주가가 하락해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 황성우 사장 취임 후 매출 고공 성장… “올해는 물류 매출·손익 감소 전망”

13일 업계에 따르면 황 사장은 2021년 3월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1962년생인 황 사장은 서울대에서 전자공학 학·석사를,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받았다. 1995년부터 2012년까지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를 지냈다. 2012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종합기술원 디바이스랩장, 나노일렉트로닉스랩장, 프론티어리서치랩장, 디바이스&시스템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2020년 종합기술원장(사장)으로 활동했다.

황 사장은 종합기술원장 취임 후 그룹의 신기술 개발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기차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동석, 정 회장에게 직접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사장이 삼성SDS 대표로 취임한 이후 매출은 고공 성장을 하고 있다. 취임 첫 해인 2021년에는 매출 13조6300억원, 영업이익 8081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7조2347억원, 영업이익 916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4%, 13.4%씩 증가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물류 사업과 더불어 제조·금융·공공 분야 클라우드 사업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

문제는 본업인 IT서비스 분야의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 비중을 보면 물류가 64%, IT서비스는 36% 수준이다. 2021년에는 물류 59%, IT서비스 41%였다. 지난해 IT서비스 사업 중에서도 SI(시스템통합) 부문은 고객사의 투자 연기와 취소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9.6% 감소한 1조4839억원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운임하락과 물동량 감소로 물류 분야 매출과 손익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물류에서 감소한 실적을 IT서비스에서 얼마나 메우느냐가 실적의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 올해 클라우드로 승부수… 이서현 이어 이재용 지분 매각 가능성에 주가 약세

삼성SDS의 실적에 비해 부진한 주가는 황 사장의 고민거리다. 취임 직전 22만9500원에 달했던 삼성SDS의 주가는 현재(12일 종가 기준) 11만7500원까지 하락했다. 작년 3월 열린 삼성SDS 주주총회에서 황 사장은 “취임 후 주가가 계속 떨어졌다”면서 “정말 잘 못했다. 죄송했다”라고 사과했다.

삼성SDS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9.2%를 찍은 이후 우하향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2%에 그쳤다. IT서비스 분야 영업이익률은 8%대인데, 물류 분야 영업이익률은 2%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물류 분야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며 “수익성 개선이 숙제”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올해 삼성SDS의 체질 개선을 강조하며 클라우드 사업에 승부수를 띄웠다. 클라우드 사업 성과에 따라 황 사장의 내년 연임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황 사장은 올 3월 주주총회에서 “클라우드 사업에서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황 사장이 성과를 내는 것과 별개로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리스크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10월, 2022년 3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지분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석달 동안 주가가 19% 넘게 폭락했다. 올해 초에는 이서현 이사장이 남아있는 삼성SDS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또 다시 요동쳤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회사 주가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