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위),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아래).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소재 공급이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오게 됐다. 양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경영상 불확실성이 될 수 있는 리스크가 하나 줄었다는 반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이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해 취한 수출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나아가 한일 정부는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이 되도록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들 3개 품목은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중요한 소재다. 2019년 기준으로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불화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를 약 90%, 불화수소를 약 70% 생산하는 국가여서 국내 반도체 등 산업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었다. 이에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 외에 국내외 기업들로 핵심 소재를 다변화한 바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해당 규제는 수출 자체를 막은 것은 아니고 수출을 더 까다롭게 보겠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에 소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을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생산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며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환경이 갑자기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일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반도체 관련 협력이 늘어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화이트리스트 복귀가 실질적으로 경영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상 한일 양국간 우호관계가 형성되면서 소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협력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