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규모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확보한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이 초거대 AI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와 그에 상응하는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 네이버의 경쟁력이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지속적이고 꾸준한 기술개발(R&D)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자체 기술과 인프라를 확보해왔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험과 노하우도 쌓아왔다. 이런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네이버는 AI가 세상에 가져올 변화와 충격에 그 누구보다도 잘 준비돼 있다고 확신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준비의 일환으로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기술 조직을 통합했다”며 “네이버는 이제 클라우드에 초거대 AI라는 날개를 달아 또다른 도약을 하려 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클로바CIC(AI), 파파고(번역), 웨일(브라우저) 등을 결집한 새 조직 ‘뉴클라우드’를 출범했다. 웍스모바일(협업도구)은 오는 3월 중 합류 예정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향후 클라우드와 초거대 AI를 결합해 펼쳐갈 미래 전략을 ▲'하이퍼클로바X’ ▲인프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진화 ▲소버린 클라우드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첫 번째 키워드인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자사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해 오는 7월에 선보일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다. 고객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에 입력해 원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김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의 ‘커스텀’ 기능으로 누구든 초거대 AI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이는 더 많은 사람이 AI 경쟁력을 누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번째 키워드인 인프라에 대해 김 대표는 “초거대 AI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규모의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이버는 이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필수적인 AI 반도체 솔루션을 현재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솔루션을 연내 개관 예정인 데이터센터 ‘각(閣) 세종’에 도입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서비스 가격을 낮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어 세 번째 키워드인 SaaS의 진화를 언급하며, 자사 기업용 협업도구 네이버웍스에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웍스에 AI 기술을 더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내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며 “네이버는 네이버웍스가 이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스마트 빌딩, 스마트 시티 운용에 없어선 안 될 수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네 번째 키워드인 소버린 클라우드는 현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각국 정부 규정을 준수하는 클라우드를 의미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글로벌 사업 전개 방향성을 압축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APAC(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대표는 지난해 자사 연례 콘퍼런스인 ‘네이버클라우드 서밋 2022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외산 클라우드 빅3(아마존웹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구글 클라우드)가 국제 표준 정책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현지 법률 및 정책에 맞는 서비스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라며 “이런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3위권 사업자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AI와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그것을 담는 그릇, 즉 인프라가 먼저 각국에 소개돼야 한다”며 “네이버는 이미 각국의 파트너들과 소버린 클라우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초거대 AI-초거대 클라우드-초거대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강력한 기술 인프라를 통해 모든 사람이 AI 기술과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나아가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네이버클라우드가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