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생산단가를 줄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10년 만에 OLED TV 시장에 재진출한 가운데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TV 가격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패널 원가를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2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패널 생산과정의 공정 스텝수를 줄이고 수율(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끌어올려 대형 QD-OLED 패널 생산단가를 연내 최대 30% 수준까지 절감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에 비해 1.3배에서 1.5배 높은 제조원가를 최대한 낮춘다는 포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65인치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 중인 QD-OLED 패널의 제조원가는 1040달러 수준,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하고 있는 W(화이트)-OLED 패널은 약 680달러 수준으로 1.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유비산업리서치도 두 회사의 TV용 OLED 패널 제조원가가 1.3배 수준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제조원가를 계산할 때는 투자비 감가상각과 제조공정의 스텝수, 수율 문제 등을 판단해야 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QD-OLED이기 때문에 공정 스텝수가 더 많고 투자비도 좀 더 많다”며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오랜 기간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해왔지만 삼성의 경우 초기단계이기에 같은 OLED여도 구조가 달라 2배 정도 공정이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무기물인 퀀텀닷(양자점) 물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다. QD는 전기·광학적 성질을 띤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빛에너지를 받으면 스스로 색을 낸다. 발광원은 청색 소자다.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하는 LG의 W-OLED 방식과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QD-OLED는 기존 OLED의 번인(Burn-in·잔상) 현상을 개선하고 색상도 더욱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패널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추가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이미 IT용 OLED 패널 생산능력 강화를 위해 장비 반입을 준비하는 등 선행 투자가 있는 상황”이라며 “연내 추가적인 대형 OLED 패널 생산 투자는 계획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비산업리서치는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패널 생산단가를 최적화해 연말에는 LG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충훈 대표는 “연내에 두 회사의 제조원가 격차가 1.2배 안으로 좁혀질 것”이라며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패널 사업을 흑자로 돌리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