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6일 공개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신제품. /김민국 기자

"가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과 가전 간 초연결을 비롯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하고자 한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신문선 삼성전자 개발팀 상무는 이 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비스포크 무풍에어컨'과 '비스포크 큐브 에어 공기청정기'를 공개했다. 회사는 이전에도 매년 1월에 냉방 기기를 출시해 왔는데, 봄에 이사나 혼수 마련 등을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시간적 여유를 준다는 의도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3종(갤러리·클래식·무풍 슬림)은 가전 제어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AI 에너지 절약 모드가 강조됐다.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이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쾌적함이 유지되는 수준에서 적정 온도를 넘지 않도록 냉방해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식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 사용 전력량에 맞춰 전기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26일 공개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신제품의 AI 기반 절전 모드. /김민국 기자

에어컨 중 최상위 모델인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의 경우 기존제품 보다 열교환기 면적과 실외기 팬의 크기를 늘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냉방효율이 10% 더 높다. 여기에 AI 절약 모드를 도입해 추가로 에너지 사용량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최영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지난해 출시한 56.1㎡(17평형) 제품에 비해 월 전기료를 약 7000원까지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I는 각종 편의 기능도 제공한다. 제품의 전원이 꺼져있을 때도 실내의 온·습도를 AI가 감지해 냉방이나 제습 기능을 가동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이 스스로 기기 상태를 점검해 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AI가 내부에 있는 필터의 오염도를 측정하고 앱을 통해 이용자에게 청소가 필요한 시점을 안내해주는 식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펫 케어 모드도 적용됐다. 반려동물이 여름철 집에 혼자 남았을 때 AI가 동물의 털 길이 등을 인식한 뒤 적합한 온도로 냉방하는 식이다.

제품 간 연결을 통한 캄테크(Calm-Tech) 기술도 강조됐다. 캄테크는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제품의 기술을 뜻한다. 신제품은 갤럭시 워치와의 연동을 통해 이용자가 잠든 것을 인식하고 수면 모드로 스스로 전환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용자가 집 밖에 나와 있을 때 위치를 감지하고 스스로 전원을 끄기도 한다. 최 상무는 "이용자가 제품에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스스로 적합하게 작동돼 편리함을 제공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30~40℃ 수준의 쾌적한 바람을 내보내는 '체온풍' 기능도 적용됐다. 봄·가을 철 바닥 난방을 하지 않는 한국 시장의 특성을 겨냥했다. '하이패스 서큘 냉방'으로 강력한 공간 냉방도 가능하다. 실내 공기를 흡입한 직후 3개의 팬이 강력한 냉기를 전면으로 뿜어주는 동시에 하단의 서큘레이터 팬이 순환기류를 만들어 냉기를 멀리 보내주는 기능이다. 3D 메탈 프레스 공법이 적용된 실루엣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송풍 표면적을 늘려 풍부한 바람이 나오게끔 제작된 것도 특징이다.

냉매와 리모컨 등엔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모든 무풍에어컨 모델에 친환경 R32 냉매를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대폭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리모컨엔 일회용 건전지가 필요없는 솔라셀 기술이 적용됐다. 빨아서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극세 필터와 전기 집진 필터도 탑재됐다. 30초도 안되는 시간에 기기를 분리해 세척할 수 있어 간편하다.

삼성전자가 26일 공개한 비스포크 큐브 에어 공기청정기 신제품. /김민국 기자

이날 함께 공개된 '비스포크 큐브 에어 공기청정기'도 AI를 기반으로 한 전력 사용량 절감 기능이 강조됐다. 공기청정기의 AI 절약 모드를 가동하면 실내 공기 질에 맞춰 스스로 팬을 작동시켜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대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스마스싱스 앱에 자동화 루틴 기능을 설정해 두면 실내 공기 오염도를 측정해 스스로 작동을 시작한다. 오염도가 낮을때 미리 공기를 정화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신제품에는 청정 필터, 탈취 필터, 펫 필터 총 3종의 필터를 끼울 수 있다. 청정 필터로 제품을 이용하다 실내에 악취가 나면 탈취 필터로 갈아끼워 냄새를 제거하는 식이다. 탈취 필터는 기준 필터보다 더욱 촘촘한 밀도의 활성탄이 적용돼 있어 기존 대비 2배 빠르게 악취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펫 필터를 끼우고 기기를 '펫 모드'로 설정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반려동물의 털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전기장을 통해 필터 속 세균을 99% 이상 제거해주는 '살균 플러스 집진 필터'와 살균·항균·공간제균이 한번에 가능한 '트리플 안심 청정' 기능도 적용됐다.

비스포크 큐브 에어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펫 케어모드로 전환하는 모습. /김민국 기자

이번 에어컨·공기청정기 신제품은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신제품이 체온풍 기능을 비롯해 한국 시장 맞춤형 기능이 탑재된 제품인 만큼, 추후 각 국가의 시장 특성에 맞게 기능을 정비한 뒤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출고가는 냉방면적에 따라 322~679만원이며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클래식은 287~312만원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지난해 출시된 모델에 비해 가격이 10%가량 올랐다. 비스포크 큐브 에어 공기청정기의 출고가는 타입과 청정면적에 따라 79만~17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