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SK스퀘어의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오는 2월 물류·화물 사업(middle mile·중간 물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물류 스타트업 인수, 서비스 기획자 채용에 이어 물류 중개 솔루션을 정식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티맵이 데이터 기반 물류 중개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중간 물류 시장의 디지털 전환(DX)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티맵은 최근 데이터 기반 물류 중개 솔루션 ‘티맵 화물’ 출시를 오는 2월로 확정하고, 최적의 운송 단가를 자동으로 산출하는 화물 운임 산출 모델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 모빌리티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30조원 규모의 국내 중간 물류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다.

티맵은 지난해 12월 중간 물류 시장에서 견적과 접수, 배차, 정산 서비스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티맵 화물 서비스 출시를 위한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티맵은 오는 3월 티맵 화물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예상을 웃도는 배차 성공률과 사용자의 숨겨진 니즈(needs·욕구)를 확인해 오는 2월로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

퍼스트마일과 미들마일(중간 물류), 라스트마일 설명 자료. /티맵 제공

중간 물류는 기업과 기업 간 운반 과정으로 원자재를 제조 공장으로 운반하거나 제조된 상품을 물류센터 및 대리점 등으로 보내는 물류 단계를 말한다. 중간 물류는 원자재를 창고까지 운송하는 퍼스트마일, 제조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라스트마일과 비교해 운송 옵션이 복잡해 디지털 전환이 더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중간 물류 시장 규모는 30조원대로 라스트마일(약 7조원)보다 4배 이상 크다. 그러나 운송차의 크기(1t부터 25t까지)부터 옵션(냉동차·리프트·윙바디 등), 상하차 방법(지게차·컨베이어 등) 등을 상황에 맞춰 지정해야 해 디지털 전환보다 주선사의 중개가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화물 주인(화주·기업)과 화물차 주인(차주), 차주와 화주를 연결하는 주선사가 주먹구구식으로 단가를 선정하면서 수수료율이 일정하지 않고 배차 성공률도 낮다는 한계도 있었다.

티맵은 수년 전부터 운전자 전용 플랫폼 티맵을 중간 물류 시장으로 확대할 전략을 세우고 사업 진출을 준비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간 물류 스타트업 와이엘피(YLP)를 자회사로 인수하면서 중간 물류 시장 진출 의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와이엘피가 수년간 쌓은 운송 데이터와 티맵이 보유한 플랫폼 노하우 및 운송 경로 최적화 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티맵 화물 로고. /티맵 제공

티맵은 중간 물류 서비스의 배차 성공률을 높이는 동시에 운임 산출 모델의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 화주와 차주를 동시에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시장에서 활용하는 직선거리 기반 운임 산정 대신 실제 주행 거리와 소요 시간을 고려한 운임으로 차주의 배차 수락률을 높였다. 이렇게 될 경우 차주 입장에서는 합당한 운임을 받을 수 있고, 화주는 정확한 시간에 화물을 운반할 수 있어 사업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티맵 관계자는 “화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주의 요청 사항과 전국 실시간 화물차 수요·공급 비율을 분석해 최적 운임 단가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겠다”라며 “비공개 시범 테스트 결과 배차 성공률이 최대 93.6%를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라고 했다.

모빌리티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도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연합회(주선사연합회)와 화물 중개 플랫폼인 화물마당 지분 49%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중간 물류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업계는 티맵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중간 물류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한 만큼 혁신 기술을 앞세운 디지털 물류 생태계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 운송 시장이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가 고도화될 경우 차주와 화주의 편익이 확대되는 동시에 업계 내 상생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