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 공유 전동킥보드가 골칫거리라는 비판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단거리 이동에 편리한 시민의 발로 떠오르면서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안전사고와 무단 방치 등 전동킥보드에 대한 문제가 계속되는 만큼 전동킥보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18일 애플리케이션(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1~2위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지쿠터와 스윙의 지난해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MAU·iOS+안드로이드)는 각각 41만4600여명, 27만4100여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지쿠터), 104%(스윙) 증가한 수치다. 업계 3~4위 씽씽과 킥고잉 등을 포함한 주요 전동킥보드 업체의 지난해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28% 늘었다.
전동킥보드는 대중교통이 없는 장소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애매한 거리를 이동할 때 편리한 1인용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로 2~3㎞의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사용하는 만큼 짧은 거리를 이동한다는 의미인 ‘마이크로 모빌리티’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동킥보드가 단거리 이동에 활용되면서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운영 업체를 관리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사실상 무법지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사업 등록과 폐업을 업체가 정하는 자유업(등록업)인 만큼 전동킥보드 업체를 규제할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용권을 팔아놓고 환불 없이 사업을 철수한 라임(미국), 윈드(독일), 뉴런모빌리티(싱가포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동킥보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공유 전동킥보드는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을 내고 구입해야 하는 고성능 전동킥보드를 몇 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어 공유 서비스 확산과 함께 빠르게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역과 여의도, 광화문 등 오피스 밀집 지역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 대단지 아파트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수요가 많다. 지쿠터를 운영하는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걸어서 15분 미만에 갈 수 있는 거리는 주로 걷겠지만,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는 전동킥보드를 주로 이용하는 것 같다”라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간은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를 이용하기에 비효율적인 장소가 대부분이다”라고 했다.
전동킥보드 업체들은 사업 확장과 비판 여론을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순찰대를 꾸려 불법 주차된 전동킥보드를 옮기고, 도로 위에 널브러진 전동킥보드를 정리한다. 지자체와 협력해 전동킥보드 안전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전동킥보드 사고예방과 올바른 이용 문화 정착을 위해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전동킥보드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무면허·음주·역주행 등 전동킥보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는 매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9년 전동킥보드 사고는 876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2021년 2842건으로 3배 넘게 늘었고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7000건의 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동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전동킥보드를 운행할 때 필수적인 개인형 이동수단(PM) 면허 시스템을 만들어야 안전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업계 생태계도 함께 키울 수 있다”라며 “불법 주차의 경우 전동킥보드 업체와 이용자에게 동시에 벌금을 물리면 주차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