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에 따른 보상으로 이모티콘 3종과 함께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 300만장을 지급하기 시작한 가운데 ‘정기 결제’를 둘러싼 잡음이 발생했다. 일부 이용자가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의 사용 기간이 만료되면 정기 결제로 넘어가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다.
카카오는 5일 ‘카카오 전 국민 마음 패키지’를 내놓고, 일반 이용자 4800만명에 대한 이모티콘 3종 지급을 시작했다. 영구 이용이 가능한 ‘춘식이’ 이모티콘 1종과 90일간 쓸 수 있는 ‘토심이와 토뭉이’ ‘망그러진 곰’ 2종이다. 카카오는 이번 보상안을 마련하면서 해당 이모티콘 3종을 새롭게 제작했다.
카카오는 전 국민 마음 패키지와 함께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2종과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추가로 지급 중이다. 단,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은 선착순 300만명에게 우선 지급한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톡 ‘더보기’ 탭 내 ‘카카오 나우’ 코너에 배너를 걸고 이모티콘, 쿠폰 등의 지급 사실을 알리고 있다. 카카오는 추후 ‘톡채널’ 등을 통해 이용자 접점을 늘려갈 방침이다.
카카오의 조치에 대부분 이용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20대 직장인 이용자 임씨는 “사실 일반 이용자는 서비스 장애 기간 큰 피해를 본 건 아닌데 이렇게 이모티콘까지 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이용자 고씨는 “1종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용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이용자는 특히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의 경우 사용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다음 달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이 같은 내용을 지급 페이지 하단에 ‘이벤트 참여 유의사항’에 명시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이용자 김씨는 “때맞춰 직접 해지를 해야 한다는 소린데, 보상해준다면서 자동 결제를 유도하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료로 받는 것인 만큼 많은 걸 요구할 순 없지만, 그런 중요한 내용은 페이지 하단에 작게 표시하는 대신 좀 더 명확하게 알리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며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톡서랍 플러스는 구독 서비스인만큼 이용시 결제 수단 등록이 필요하다”며 “자동 결제를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톡서랍 플러스 이용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용 기간 만료 시점을 알리고 있는데, 이번 보상안을 통해 이용권을 지급받은 이용자들에게는 만료 일주일 전에 카카오톡 알림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 국민 마음 패키지라는 이름과 달리 이모티콘 등 지급 대상에 해외 전화번호로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빠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T 등 국내 서비스로 인한 피해가 컸던 만큼 보상안을 국내 이용자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게 됐다”며 “패키지 지급 대상을 해외 이용자로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시행착오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가 보상안은 수립했지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해서 난관에 부딪힐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단기간에 보상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여러 세부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자동 결제 해지 옵션을 검토했다 하더라도 이를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시간이 촉박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