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내년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가운데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부회장이 계속해서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장을 겸임한다. 스마트폰 개발 수장에는 최원준 부사장이 새롭게 임명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의 조직 개편 및 보직 인사를 확정하고 임직원에게 공개했다. DA사업부는 지난 10월 돌연 사임한 이재승 전 DA사업부장의 후임을 뽑지 않고, 한 부회장이 겸직하는 체제를 이어간다. DA사업부는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세탁기 유리문 깨짐 사고까지 발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사내에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하는 등의 파격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DA사업부와 동시에 VD사업부도 이끈다. 한 부회장의 업무 부담이 커지면서 VD사업부에는 부사업부장직을 새로 만들고 차기 사업부장 후보인 용석우 부사장을 배치했다.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은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차기 MX사업부장으로 불리는 개발실장직에는 최원준 부사장이 올랐다. 5G(5세대) 이동통신 전문가인 최 부사장은 2020년 삼성전자의 최연소 부사장(1970년생)으로 승진해 이름을 알렸다. 과거 퀄컴 등을 거쳐 2016년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개발그룹장으로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입사 후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개발팀장,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 5G 단말기 상용화에 앞장섰다는 평을 받는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이날 화성에서 임원을 대상으로 조직 개편 설명회를 열었다. 주요 사업부장 자리는 변화를 주지 않고 유지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전체 과정을 책임지는 TSP 총괄에 이규열 부사장을 임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이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패키징이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에 자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투입해 기술 선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