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LED 패널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동안 생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8K 해상도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중국 TV 기업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격차를 벌리기 위해 대형 OLED TV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의 중소형 OLED 패널 위주의 사업을 대형 OLED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28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사 HB솔루션으로부터 CF(컬러필터) 잉크젯(Inkjet) 장비를 납품 받아 생산라인에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세메스의 잉크젯 장비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해당 장비가 4K OLED 해상도까지만 구현이 가능해 8K OLED 패널 양산에는 제약이 있었다.

OLED 패널 제조 공정에서 가장 높은 원가를 차지하는 부분은 바로 증착 공정이다. 이 증착 공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이 OLED TV 패널 제조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잉크젯 공정을 도입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잉크젯 기술은 유·무기물을 특정 위치에 필요한 양만큼 인쇄하듯 도포할 수 있는 기술로 증착, 코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OLED 패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유기재료를 사용하는데 잉크젯 공정을 사용할 경우 유기재료 사용량을 3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이 기술은 중국 OLED 패널 제조사들이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술이기도 해서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OLED 기술에서 격차를 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1월 초 열린 세계 최대규모 가전IT박람회 'CES 2022'에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네오 QLED 8K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형 신규투자를 검토 중이다. 특히 점점 대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TV 시장에서 8K OLED TV는 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부문에서의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승부처이기도 하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은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로 점점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의 Q1 라인에 8K OLED 패널용 장비 1대가 우선 가동될 예정이며, 이는 기존 잉크젯 장비 가격의 약 5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장비다”라며 “해당 장비를 활용한 공정이 안정화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단계적으로 대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이 여전히 8K 해상도의 OLED TV 원가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최근 세미나에서 “중국 BOE, CSOT 등이 대형 OLED 패널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큰 진전이 없다”며 “5년 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며 이는 잉크젯 기술의 한계가 작용한 탓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