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성이 유튜브 로고 앞을 지나며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뮤직의 성장세에 국내 음원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9년 국내에 출시된 유튜브뮤직은 광고 없이 보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출시 직후 지니뮤직과 플로를 꺾고 업계 2위에 오른 유튜브뮤직은 최근 멜론까지 넘어서면서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독주를 시작했다.

21일 앱(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0월 유튜브뮤직은 국내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 음악 앱 조사에서 월 이용자 수(459만명)를 기록했다. 국내 음원 업계 전통의 강자인 멜론(454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서고 1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유튜브뮤직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월 이용자 수에서 멜론에 158만명 뒤처졌다. 그러나 1년 만에 5만명 앞서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독주 체제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기간 3위 지니뮤직과 4위 플로는 각각 232만명, 149만명을 기록하면서 경쟁에서 멀어졌다.

LG 스마트 TV에 멜론 앱이 탑재된 모습. /멜론 제공

유튜브뮤직은 국내 서비스 시작 초기인 지난 2019년 2월만 해도 월 이용자 수가 64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유튜브 프리미엄(월 9500원)을 이용하면 월 7900원의 유튜브뮤직을 공짜로 제공하는 마케팅이 인기를 끌면서 서비스 1년 만인 지난 2020년 2월 122만명으로 3위가 됐다. 이후 2021년 2월 261만명으로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멜론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랐다.

유튜브뮤직의 또 다른 장점은 정식 음원은 물론이고 TV 오디션 프로그램 음원, 유튜버의 재가공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확장성이다. 여기에 새로운 노래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학습 기반으로 개발해 국내 음원 서비스에 비해 정밀도가 높다. 유튜브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플랫폼인 만큼 유튜브뮤직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유튜브 이용 비중이 높은 2030 젊은 층이 유튜브뮤직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국내 음원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을 선호하는 10대가 멜론을 주로 듣는 것과 달리 유튜브뮤직은 2030 젊은 층의 이용률이 높다”라며 “사실상 공짜 서비스에 방대한 플레이리스트가 더해지면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상태다”라고 했다.

유튜브뮤직 로고. /구글 제공

유튜브뮤직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음원 업계는 이를 견제할 전략 대응책이 부족한 상태다.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달리 음원 서비스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유튜브뮤직과 같이 일반인들이 만들어 올리는 음악도 추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튜브뮤직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음원 업계가 차별화된 음원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용자 취향에 맞는 큐레이션(curation·품목 선별 편집)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유튜브뮤직이 멜론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와이즈앱의 조사에서는 유튜브뮤직이 멜론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지만, 표본집단이 큰 모바일인덱스의 10월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MAU)에서는 멜론이 720만명으로 유튜브뮤직(478만명)을 여전히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멜론 관계자는 “와이즈앱의 자료는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이용자 수로 한정한 것으로, 애플 iOS를 모두 더한 모바일인덱스 집계에서는 멜론이 여전히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멜론 최신 정보통신(IT) 기술과 트렌드를 반영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마켓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