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10월 5일 열린 제24회 반도체대전(SEDEX 2022)에서 참관객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대만 TSMC와 경쟁중인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비롯해 전반적인 칩 검증 프로세스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반도체 설계·검증 솔루션 기업인 ‘실리콘프론트라인’과 손을 잡기로 했다.

앞서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한 4나노 공정에서 수율(양품 비율)과 성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최대 고객사인 퀄컴을 TSMC에 넘겨주기도 했다. 삼성은 지속적으로 협력사 생태계를 강화해 파운드리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선단공정을 비롯해 파운드리 생산의 전반적인 수율 이슈 점검, 칩 성능 개선을 위해 미국 실리콘프론트라인와 협업하기로 했다.

이번에 삼성이 손을 내민 실리콘프론트라인은 칩의 솔루션 적격성 평가를 비롯해 정전기(ESD) 방지 기술 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반도체 생산공정 전반에 대한 오류를 분석해 이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특화된 기업이다. ESD는 반도체 제품의 중요한 불량 원인이다. 제조 공정 중 장비, 금속 등이 마찰하며 생기게 되는 ESD를 막는 방지 기술은 수율 확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실리콘프론트라인의 기술을 오랫동안 평가해왔고 칩 설계와 생산 과정에서 도입해보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며 “미세공정이 고도화할수록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고난도의 칩 생산에 앞서 검증을 더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는 이미 5나노 공정 초기부터 수율 이슈가 발생했으며 3나노로 가는 중간단계격인 4나노 공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 잡아야 TSMC를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4나노 라인 공정을 적용한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 2200′와 ‘스냅드래곤8 1세대’ 제품을 주력으로 삼았지만, 초기부터 두 제품 간 성능 격차와 최적화 등의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이어 퀄컴이 지난 5월 업그레이드 버전인 ‘스냅드래곤8+ 1세대’ 생산을 TSMC에 몰아주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삼성 파운드리는 고배를 마셨다.

오는 11월 공개 예정인 ‘스냅드래곤8 2세대’ 역시 TSMC 4㎚ 라인에서 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형 고객인 엔비디아도 TSMC에 주력 제품을 맡기기로 했다. 지난 9월 선보인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 ‘RTX40′ 시리즈는 TSMC의 4㎚급 공정에서 생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