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해 대한민국의 디지털전환(DX)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AI 발전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연단 위에 올라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 등 3대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구 대표는 취임 초부터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AI를 제시해왔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이날 제시한 AI 발전전략은 그의 2기 체제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구 대표는 앞서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전달했다.
◇ “AI 초기 시장 장악해야 세계 시장 성공”
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AI는 단기간에 모든 산업에 깊숙이 침투해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전통 산업과 다른 점은 ‘승자 독식’의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예컨대 그간 1000억원짜리 사업을 만들 때 50개월이 걸렸다면, AI를 활용하면 걸리는 시간이 18개월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날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 세 가지를 주요 전략으로 소개했다.
우선 KT는 ‘KT A’Cen Cloud(에이센 클라우드)’를 오는 12월 출시한다. 어느 기업이든 간편하게 AI컨택센터(AICC)를 스스로 구축하고 고객들에게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컨택센터다. KT 관계자는 “그간 이런 클라우드를 금융, 보험, 카드, 커머스 등 업종에 적용해왔는데 이를 통해 상담 품질 10% 향상, 운영비용 15% 절감, 구축비용 30%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직원수 300명 이하의 중소·중견 기업들도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에이센 클라우드를 출시한다는 것이다.
KT는 이날 간담회에서 에이센 클라우드를 시연했다. 에이센 클라우드 포털에 접속하면 쇼핑몰, 병원, 학원 등 주요 업종에서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보이스봇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가상의 컨택센터가 형성이 된다. 예컨대 쇼핑몰 보이스봇을 선택을 하면 KT홈쇼핑 주문센터로 전화 연결이 되고 AI 보이스봇이 응대를 한다. 이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상담 내역은 텍스트 형태로 곧바로 저장이 된다.
이날 KT는 AI를 활용해 디지털혁신을 추진할 분야 중 하나로 물류를 언급하면서 AI운송플랫폼인 리스포, 리스코, 브로캐리 등을 소개했다. 리스포는 화물차에 최적의 운송경로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며, 리스코는 물류 센터에서의 적재방안, 근로자 동선과 관련해 가장 적절한 설계를 제공한다. 브로캐리는 브로커리지(brokerage·중개)와 캐리(carry·배송)의 합성어로 화물을 발송하는 화주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KT는 “플랫폼 제공에 국한하지 않고 물류현장 경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앞으로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라고 밝혔다.
◇ 초거대 AI ‘믿음’ 활용해 오은영 박사와 육아상담
이날 KT는 초거대 AI ‘믿음(MIDEUM·Mindful Intelligence that Dialogs, Empathizes, Understands and Moves)’을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믿음’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KT는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기본 AI 모델을 만들고 응용 분야별로 전문 기업들과 협업해 KT 초거대 AI가 외부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도록 했다.
KT의 초거대 AI ‘믿음’은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를 목표로 한다.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상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전에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해 활용하는 등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를 지향한다. KT는 ‘믿음’의 이러한 특징을 활용한 서비스 예시로 AI 전문상담, AI 감성케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KT는 지니TV의 음성대화 기능을 사용해 AI 오은영 박사와 상담할 수 있는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다. AI 감성케어는 AI가 시니어 고객과 과거 대화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장소나 취미 등 고객의 상황을 인지해 감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AI가 고객의 건강 등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면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하고, 상황과 대화를 요약해 보호자나 관련 기관에 전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