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 전자·반도체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비용과 투자를 늘려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4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R&D 비용은 올해 3분기 누적 18조4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6조1857억원과 비교해 14% 증가했다. 또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최고액을 기록했다. 또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시설투자(CAPEX)에 32조9632억원을 집행, 전년동기 33조4926억원에 비해 1.6% 줄었다. 부문별 투자 금액은 반도체(DS)부문 29조1021억원,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부문 2조738억원, 기타 1조787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LG전자도 경기침체와 실적부진이 겹쳤지만,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까지 LG전자의 누적 시설투자 금액은 2조9091억원으로, 전년대비 33.5% 늘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투자액이 5886억원으로 전체 투자의 20.2%를 차지했고, 새 먹거리인 자동차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투자 규모가 4315억원으로 집계됐다. TV와 오디오 등의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 기업간거래(B2B)를 맡고 있는 BS사업본부 투자액은 각각 1845억원, 464억원이었다.
올해 1∼3분기 LG전자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1조6581억원은 선행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등의 신모델 개발, 생산성 향상, R&D, 인프라 투자 등에 사용됐다. LG전자가 올해 목표로 잡은 연간 투자액은 4조5669억원으로, 지난해 투자액 3조1826억원보다 1조4000억원 많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누적 투자금이 12조915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조3120억원과 비교해 38.7% 늘렸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로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밝힌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