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천국으로 평가받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의 무게가 올해 PC를 넘어 콘솔로 옮겨갈 전망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콘솔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스타를 기점으로 국내 콘솔 게임의 저변 확대가 기대된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이 올해 지스타에서 콘솔 게임 신작을 공개한다. 관람객들이 콘솔 신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콘솔 기기를 대거 비치하고, 콘솔 신작 관련 설명회 등을 진행한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모바일 게임이 중심 역할을 했다. 진입장벽이 낮은 모바일 게임은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국내 게임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과금을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비슷한 장르(MMORPG)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양산형 게임에 대한 반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콘솔 게임은 닌텐도(스위치), 소니(플레이스테이션·PS), 마이크로소프트(엑스박스)로 대표되는 콘솔 업체를 통해서만 게임을 유통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특히 콘솔 업체들이 콘텐츠 경쟁을 확보하기 위해 게임성이 확인된 신작만 출시하면서 ‘콘솔 게임은 모바일 게임 대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콘솔 게임은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하다. 구독 요금제, 클라우드 게이밍, 다운로드콘텐츠(DLC) 등으로 게임을 판매할 수 있어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콘솔 게임은 수익성과 완성도 모두를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이다”라며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콘솔 시장 개척은 필수다”라고 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로 흥행한 게임을 콘솔 게임으로 내놓는 방법으로 콘솔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9년 펄어비스가 엑스박스원에 내놓은 ‘검은사막 콘솔’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 넷마블도 ‘세븐나이츠 타임 원더러’를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출시했다.
내년부터는 기존 게임 대신 콘솔용 신작을 내놓는다.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넷마블의 ‘파라곤:디 오버프라임’, 네오위즈 ‘P의 거짓’,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 게임들은 레이싱, 3인칭슈팅, SF 호러 등 장르도 다양하다.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에 대한 기대가 높다. 네오위즈는 올해 지스타에서 P의 거짓의 데모 버전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지난 2020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콘솔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6%에 불과하지만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57% 늘었다. 콘솔 게임이 모바일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