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조선비즈 DB

삼성전자는 27일 2022년 3분기 매출 76조7817억원, 영업이익 10조8520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한국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39% 줄었다. 3분기 매출은 역대 분기 기준으로 최고 기록이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 메모리반도체 재고 조정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판매 호조를 보였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이 최고 분기 매출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라고 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반도체 불황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메모리 사업에서 이익이 줄은 탓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 패널 수요 증가로 분기 최고 이익을 냈고, MX(모바일경험)사업부도 갤럭시Z 폴드4·플립4 등 플래그십 판매 호조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메모리 재고 조정 예상 빗나가…디스플레이는 ‘아이폰 효과’ 톡톡

사업부별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경우 3분기 매출 23조200억원, 영업이익 5조1200억원으로 나타났다.

메모리사업부는 예상을 빗나간 재고 조정, 중화권 모바일 부진 등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 둔화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부진했다. 통합칩(SoC) 등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바일, TV 등의 수요 둔화 여파로 이익이 감소했다. 이에 반해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양산에 성공한 파운드리사업부는 지속적인 첨단 공정 수율 개선과 성숙(레거시) 공정의 매출 기여 확대로 최고 실적을 냈다.

디스플레이를 전담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9조3900조원, 영업이익 1조9800억원을 3분기에 거뒀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폴더블(접었다 펴는)을 포함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수요가 증가했고, 주요 공급처인 애플 아이폰의 경우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차별화로 공급망내 점유율이 늘면서 전 분기는 물론 전년과 비교해서도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다만 퀀텀닷(QD)-OLED로 대표되는 대형 사업은 TV·모니터 시장 약세와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모바일 선전했으나 TV·생활가전은 부진…전장 하만 분기 최고 실적

완제품을 담당하는 DX(기기경험)부문은 3분기 매출 47조2600억원, 영업이익 3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맡고 있는 MX사업부는 폴더블 등 플래그십과 웨어러블(입는) 새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삼성전자 측은 “부정적인 환영향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효율적인 자원 운용 등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했다.

네트워크사업부는 해외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 사업 확보 등 신규 수주에서 성과를 냈다.

TV 등을 전담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고급 TV를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된 점은 고무적이었으나, 수요 감소와 비용 증가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생활가전 역시 소비 부진 속에서 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지속됐다.

자동차 전장을 맡고 있는 하만은 커넥티드카 기술과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견조했다. 이에 주문 물량이 늘어나고, 소비자 오디오 판매가 증가해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킹달러 흐름은 원재료 등을 수입해야 하는 완제품 사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수출이 주력인 부품 사업에서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약 1조원 수준으로 회사 영업이익에 기여했다”고 했다.

◇시설투자 올해 총 54조원…EUV·생산능력 확충에 집중

삼성전자는 3분기 시설투자(CAPEX)에 12조7000억원을 썼다. 사업별로는 DS부문 11조5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5000억원이다. 올해 3분기까지 33조원을 집행했고, DS부문 29조1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2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4분기를 합산한 올해 연간 시설투자액이 5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했다. DS부문은 47조7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는 3조원 수준이다. 다만 시장 상황과 설비 입고 시점 등 변수에 따라 투자액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메모리 시설투자는 평택 P3, P4 생산라인 인프라 확충과 중장기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극자외선(EUV) 등 첨단 기술 투자가 이뤄진다. 파운드리는 생산역량을 먼저 높이고, 수요에 대응한 ‘쉘 퍼스트’ 전략에 따라 EUV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테일러와 평택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플렉시블 생산능력 확대와 대형 QD-OLED 생산 효율성 제고에 투자가 집중될 예정이다.

그래픽=이은현

◇4분기 불확실성 최고조…수익성 위주 전략 짠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대해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를 전망했다. 파운드리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면서 DX부문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메모리는 서버용의 경우 꾸준한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재고 조정의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원가경쟁력을 고려한 제품으로 전략을 짜면서 수익성이 중심이 되는 D램 사업 운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에 따라 SoC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또 2억 화소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파운드리는 견조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율이 중요한 분야인 만큼 추가 개선으로 수익을 더 높이겠다는 기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프리미엄 OLED 수요 강세가 예상돼 중소형 패널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패널의 경우 연말 성수기 대응과 공급처 확대로 QD-OLED 확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MX사업부는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를 유지하면서 태블릿과 웨어러블의 판매 확대를 노린다. 여기에 중저가 신모델로 물량 확대까지 추진한다. 다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수익성 확보 기조도 계속 가져가기로 했다.

네트워크는 북미, 일본 등 해외사업 기반을 지속 강화해 나간다.

VD는 성수기 고급 시장 수요 선점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게 삼성전자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연말 성수기에 따라 비스포크(BESPOKE)를 중심으로 프리미엄과 온라인 판매 증대를 통한 매출 확대를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