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광고 연동 요금제 광고형 베이식이 다음 달 출시된다. /넷플릭스 제공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 1위 넷플릭스가 수익성 확대를 위해 저가형 광고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국내 OTT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춘 광고형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지만 이용자의 40%가 계정을 공유하고, 절반이 무료로 이용하는 상황에서 광고요금제가 적자 폭 확대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OTT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업체들은 광고요금제 출시를 위해 광고 업계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가 11월 4일부터 영상 중간에 광고가 나오는 월 5500원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면서 국내 OTT도 광고요금제의 사업성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요금제는 넷플릭스를 넘어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으로 퍼지고 있다. 그동안 한 가지 요금제만 내놨던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2월부터 광고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고, 애플TV+도 광고요금제의 모객 효과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 OTT 업체들은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소식이 알려진 올해 초부터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요금제를 도입했을 경우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 어떤 효과가 있고, 수익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인지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광고요금제 도입을 위한 모든 준비는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시장 상황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국내 OTT도 광고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지난 6일 부산국제영화제에 마련된 OTT 웨이브 홍보 부스. /연합뉴스

광고요금제는 영상 콘텐츠 재생 중간에 광고를 노출하는 대신 저렴한 금액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요금제를 말한다. 넷플릭스의 경우 1시간 영상에 광고 4~5분을 노출시킨다는 계획이다. 광고 1편당 길이가 15초 또는 30초인 걸 고려할 때 1시간 영상에 광고 10~15개가 나온다는 의미다. 광고요금제에는 광고를 넘길 수 있는 ‘건너뛰기’ 기능이 없다. 강제로 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는 효과적인 광고 수단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대기업은 광고요금제가 실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연간 85억달러(약 12조원)의 추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국내 OTT 업체들의 경우 광고요금제를 섣불리 내놨다가 역효과만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목소리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이 낮은 상황에서 광고 노출만 늘릴 경우 가입자들이 경쟁 OTT나 유튜브 등으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빙 UHD 4K관 모습. /티빙 제공

OTT 인기는 시간이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리서치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OTT 이용 만족도는 올해 상반기 기준 유튜브프리미엄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또 유료이용률이 낮은 왓챠(64%)와 유튜브프리미엄(62%)를 제외하면 모든 OTT의 만족도가 60%를 넘지 못했다. 쿠팡플레이의 만족도는 47%에 불과했다.

특히 OTT를 유료로 이용하는 사람은 6명 중 3명 정도에 불과했다. OTT 이용자 절반 정도가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거나 사은품으로 OTT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OTT 유료이용률이 포화상태에 근접한 만큼 앞으로의 상승 탄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국내 OTT 업계의 영업손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국내 3대 OTT 업체인 티빙(762억원·합병 전), 웨이브(558억원), 왓챠(248억원)의 합계 영업손실은 1500억원이 넘었다. 업계는 콘텐츠 투자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 경쟁이 더해지면서 올해 이들 업체의 영업손실은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