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생각을 전하고 싶어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한국에만 1100만명가량 되는데, 팀 내에서 또는 브랜드 간의 협업을 지원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이 어도비 프로그램의 인공지능(AI)·머신러닝(기계학습) 도움을 받아 편리하게 창작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게 어도비의 목표입니다.”
사이먼 데일 어도비코리아 사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어도비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2022 어도비 맥스(MAX)’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도비 맥스는 어도비가 매년 개최하는 연례 콘퍼런스로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과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어도비 맥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18~20일(현지시각) 열리는데 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간담회를 진행했다.
올해 어도비 맥스에서는 ‘모든 크리에이터를 위한 속도와 편의성’ 제공, ‘크리에이티브의 미래인 협업’, ‘떠오르는 기술, 플랫폼, 포맷’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프로그램 사용시 복잡성을 제거해 창작 과정을 간소화하고, 빠르고 쉽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한 게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이다. 데일 사장은 “AI, 커뮤니케이션 기능, 3D 기술을 활용한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전반의 혁신은 모든 어도비 고객이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별로 살펴보면 포토샵(Photoshop)은 데스크톱용에서 ‘선택기능개선’, ‘원클릭 삭제 및 채우기’, ‘일러스트레이터에서 텍스트 속성 유지한 채 복사 후 포토샵으로 붙여넣기’ 기능 등이 추가됐다. 선택 기능과 관련해선, 예컨대 두 명의 사람이 등장하는 사진이 있다면 기존에는 포토샵이 이 두 명의 사람을 각각 한 덩어리로 인식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이제는 둘 중 한 사람이 쓰고 있는 머리띠나 들고 있는 물건 등 세부적인 개체들까지 따로 인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러 가지 사진에 대한 시연이 이뤄졌는데 화질이 흐리거나 어두운 사진이어도 프로그램이 개체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클릭 삭제 및 채우기 기능에 대한 시연도 진행됐다. 숲길 속에 고라니 두 마리가 있는 사진이 스크린에 띄워졌는데 고라니 한 마리를 선택하고 ‘Shift’와 ‘Delete’ 키를 동시에 누르자, 고라니가 지워지면서 동시에 풀숲 배경이 채워졌다. 기존에는 개체를 선택하고 지우고 다시 내용인식을 해야 했는데 이제는 버튼을 한번 누름으로써 모든 작업을 한 번에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작업을 아이패드에서도 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번에 새로워진 점 중 하나다. ‘내용인식채우기’ 버튼을 한 번만 클릭하면 위와 같은 작업이 이뤄진다.
라이트룸(Lightroom) 프로그램도 ‘마스킹 선택 도구’, ‘인물선택’, ‘개체선택’, ‘적응형 사전 설정’, ‘콘텐츠 인식 제거’ 기능 등이 업데이트됐다. 마스킹 선택 도구는 포토샵에서처럼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을 각각 인식하는 것은 물론 눈썹, 눈, 입술, 안경 등 각 부위를 쉽게 인식하게 됐다. 이미지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선택해서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능 또한 아이패드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강진호 어도비코리아 수석 솔루션 컨설턴트(상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런 기능을 설명하면서 “포토샵, 라이트룸 모두 AI와 머신러닝의 도움을 받아서 똑똑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가 장소에 관계없이 협업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도 이날 발표됐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에서는 ‘검토를 위한 공유’ 기능을 통해 링크 공유로 작업 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아울러 어도비는 레드 디지털 시네마, 후지필름에 내장된 ‘카메라 투 클라우드’ 통합 기능을 만들었다. 제작 현장에서 영상을 클라우드로 자동 전송해 촬영 후반 제작팀이 즉시 편집을 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나 메모리카드와 같은 중간 장치 없이 이 같은 작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어도비코리아는 “이를 통해 제작 과정을 간소화하고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AI 기반의 다양한 기능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지는 것인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강 상무는 “오프라인에서 사용할지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기능들이 대부분이다”라며 “더 세밀한 작업을 하고 싶으면 클라우드를 통해 기능을 이용하면 되고, 일부 기능은 클라우드에서만 작업할 수 있지만 대부분 오프라인에서도 작업할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