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영유아 전용 IPTV 서비스 올레tv 키즈랜드에서 '키즈랜드 자연백과 : 세계 동물 탐험대'를 론칭한다고 9월 15일 밝혔다. /KT제공

‘맘코노미’, ‘텐포켓’, ‘금쪽이’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영유아 관련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부모 또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예능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관리·감독하는 기능이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아이들이 처음 접하고 익숙해진 플랫폼을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보고 충성 고객층을 늘리려는 업체들도 해당 산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육아·교육 콘텐츠, 키즈폰, 키즈 포털 등 다양한 서비스

15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LG유플러스는 SBS플러스와 함께 육아 예능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리턴즈’를 공동 제작하기로 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우아달 리턴즈는 지난 10일부터 LG유플러스의 어린이용 콘텐츠 플랫폼 ‘U+아이들나라’ 인터넷TV(IPTV)·모바일 플랫폼, SBS플러스 채널에서 방영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에서 제공하는 ‘아이·부모 진단 서비스’를 우아달 리턴즈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아이와 부모 성향에 맞춘 육아 방식을 안내해주는 서비스인데 이를 통해 자녀의 성향을 파악한 후 우아달 리턴즈에서 육아 전문가들이 맞춤형 육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아달 리턴즈가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있다. 통신사들이 IPTV를 통해 어린이용 놀이 또는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U+ 아이들나라 이외에도 SK브로드밴드는 Btv 잼키즈(Zem Kids)에 8만편의 콘텐츠를 갖추고, 연령·수준·성향에 맞춰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올레tv 키즈랜드에서 영어, 자연백과, 동화책 등 약 7만편의 어린이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아이들 전용 스마트폰인 키즈폰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 이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관리하는 등 아이들의 올바른 스마트폰 습관을 길러주는데 초점을 둔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사용 습관을 관리하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요구에 맞추고자 나온 상품이다. SKT의 ‘잼(ZEM) 꾸러기폰’, KT ‘신비키즈폰’ 등이 있는데, 특히 LG유플러스는 올해 초에 카카오와 제휴해 ‘U+키즈폰 with 리틀카카오프렌즈’를 내놓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자녀 안심 기능을 강화한 아동 전용 디바이스인 'U+키즈폰 with 리틀카카오프렌즈'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 제공

통신사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도 수년 전부터 어린이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오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 ‘카카오키즈’를 통해 유아교육콘텐츠를 제공해오고 있었는데, 지난 2019년에는 야나두와 합병해 ‘야나두키즈’로 새로 단장했다. 네이버는 어린이 전용 포털사이트인 쥬니어 네이버를 1999년 개설한 이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보강하는 중이다.

최근 SNS 인스타그램은 ‘가족 센터’라는 새로운 기능을 내놨다. 부모와 10대 자녀를 위한 기능인데, 부모와 자녀 간 계정이 연결되면 보호자는 자녀의 새로운 팔로워나 팔로잉 활동을 확인할 수 있고 앱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다. 하루 중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는 휴식 시간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능은 부모와 자녀의 상호 동의가 있을 때 사용 가능하다.

아동심리 전문가 오은영 박사가 인스타그램 '가족 센터' 기능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패널토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제공

◇ 키즈 시장 경제 규모 65兆

ICT 업계가 이처럼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해당 산업 규모가 크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포브스는 육아·서비스·앱 등 키즈 시장 경제 규모가 현재 약 460억달러(65조9640억원) 수준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모나 아이들을 위한 미디어 수요도 늘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발간한 ‘가정에서의 영유아 미디어 이용 실태와 정책 과제’ 보고서(전국 0~6세 영유아 부모 1500명을 대상으로 가정에서의 미디어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심층면담 내용을 포함한 것)에 따르면 교육을 위한 것은 물론이고 부모의 개인 시간을 위해서 또는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때 보상으로 TV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게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마다 앞으로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예컨대 아이가 어릴 때 SKT의 잼꾸러기폰을 사용했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SKT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미래 고객층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포브스는 “아이들이 1세 미만일 때부터 부모로서의 습관이 형성된다”며 “한 번 접하기 시작한 브랜드에 영원히 습관이 생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