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 가구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나면서 가전업체가 이 시장을 겨냥한 가전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원격조종이나 인테리어 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소형 가전을 1인 가구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등록세대 중 1인 가구의 수는 946만1695가구로 전체 2347만2895가구에서 40.3%를 차지했다. 2020년 33.4%보다 7%포인트 오른 것으로, 국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가전 업계의 주 고객층은 3~4인 가구가 주를 이뤘다. 기본적으로 소비수준이 높아 비싼 가전을 대부분 이 가구 유형에서 소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주 타깃이 아니었던 1인 가구로 가전 업계가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초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독일 IFA 2022에서 LG전자가 공개한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는 바뀐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는 그냥 보면 테이블처럼 보이는 공기청정기로, 실제로 소파 옆에 두면서 상판에 여러 물건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1인 가구를 고려한 공간 설계가 이뤄진 것이다.
LG전자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세탁기 트롬 워시타워 컴팩트를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이 세탁기는 기존 주력 제품에 비해 크기가 작아, 여유 공간이 부족한 자취방에서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집이 좁은 1인 가구라도 다양한 기능과 기술을 갖춘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제품 개발의 취지다"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5월 선보인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도 1인 가구를 위한 가전으로 꼽힌다. 이사가 잦은 1인 가구 특성상 일반 에어컨은 설치와 해체, 이동이 번거로운데, 이 제품은 간편하게 창문에 부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공간활용도 역시 뛰어나다. 스마트폰 사용 빈도가 높은 1인 가구 소비자 성향에 맞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자 가전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해 원격 조종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중견 가전업체도 1인 가구 껴안기에 한창이다. 위니아는 올해 3㎏대 건조기를 시장에 소개했다. 세탁물이 많지 않은 1인 가구가 굳이 큰 건조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점에 착안, 좁은 공간에서도 별도 설치 작업 없이 콘센트만 연결해 쓸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위닉스도 4㎏ 건조기를 올해 출시했다. 스피드건조 모드를 활용하면 1㎏ 이하의 빨래를 50분안에 빠르게 말릴 수 있다.
쿠첸은 지난 7월 소형 밥솥 121 미(ME)를 출시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용량과 크기를 줄이되, 밥맛을 좋게 하는 초고압 기술은 동일하게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절전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기능도 적용돼 있다. 캐리어냉장은 지난 8월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작은 면적 주택에 맞춘 '피트인 냉장고'를 출시했다. 70㎝ 이하의 너비로, 알맞은 곳에 빌트인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 일반적인 주방 싱크대 깊이를 고려해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관련 가전의 출시도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거 환경이 지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상품도 계속해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