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와의 갈등을 간담회에서 봉합하는 데 실패하고 이용자가 단체 환불 소송까지 예고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제가 소송전으로 가도 이용자가 패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그러나 승소 여부를 떠나 문제가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다면, 일부 게이머의 문제에 국한됐던 논란이 소비자 운동으로 번지면서 국정감사 등 정치권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우마무스메 이용자 대표단과 카카오게임즈 측은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그간 이용자가 주장해 온 게임사의 운영 미숙과 일본 서버 이용자와의 차별 대우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는 카카오게임즈 측의 일본 서버보다 느린 게임 이벤트 공지와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게임상 재화 지급, 운영진의 소통 부재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날 경기 성남시 카카오게임즈 본사에서 게임 운영진은 이용자 측이 그간 제기해 온 불만과 요구에 대해 사과했다. 또 게임 운영과 관련해 ‘선조치 후보고’ 체계 구축 및 대표이사 직속 태스크포스(TF) 운영 등 개선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운영 미숙에 따른 피해 보상에 대해선 이용자와 운영진 간 대립각이 계속 세워졌다. 이용자 측은 게임 내 주요 이벤트 종료 직전 실시된 게임 점검에 따른 피해 보상 등을 카카오게임즈에 요구했으나, 게임사는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으며 이벤트를 놓친 것은 고객의 개별 선택이었고 피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해 분위기가 격화되기도 했다.
결국 간담회는 이용자 측이 대규모 환불 소송을 예고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채 끝났다. 우마무스메 이용자 측은 “소송은 이용자 측의 마지막 메시지 전달 수단이며 소송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이용자 분노를 전달할 수 있다면 주저 없이 할 각오가 됐다”라고 했다. 이용자 측은 게임 이용자가 결제 인증한 금액이 45억원을 넘겼으며, 게임 결제비 환불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게임 이용자가 단체 환불 소송을 진행한다고 해도 승소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구매한 게임 내 재화의 결제 취소 및 환불은 상품 결제 후 사용하지 않으면 구매 후 7일 내에만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경우 등을 제외하곤 구글이나 애플 등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사업자가 이를 환불할 의무가 없다.
이번 사태가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다면 게이머의 불만 표출에 국한됐던 문제가 소비자운동으로 조명되면서 승소여부를 떠나 사건은 정치권까지 확대하며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우마무스메 사태와 관련해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해 관련 법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도 관심을 가진 상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소송이 실제 시작된다면 최소 몇 년간 소송이 열릴 때마다 이슈가 될 것이다”라며 “국정감사 등 정치권으로 문제가 이어진다면 카카오게임즈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이다”라고 했다. 위 교수는 “처음엔 이슈가 일반 국민의 주요 관심사에서 빗겨 난 게이머의 문제로 치부됐으나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문제를 가져간다면 일반 소비자운동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특히 카카오라는 대기업과 관련됐기에 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따라 앞으로 게임 이용자와 게임사 간 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