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달 29일 무선 이어폰 톤프리 신제품 3종을 한 번에 출시했다. 톤프리 최상위 모델은 삼성전자가 3일 전 선보인 갤럭시 버즈2 프로와 가격(27만9000원)이 같다. 사실상 갤럭시 버즈2 프로를 겨냥한 것이다. LG 톤프리는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통화 품질로 기본기가 탄탄한 무선 이어폰이다. 동시에 편의 기능을 대거 탑재해 장점도 뚜렷하다. 일주일간 LG 무선 이어폰 톤프리를 사용해 봤다.
이어폰 케이스는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여성들이 주로 쓰는 팩트 쿠션 화장품을 연상시킨다. 표면을 무광으로 처리해 세련된 느낌도 든다. 적당한 두께와 원형 디자인으로 한 손에 쏙 들어온다. 휴대성을 강화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케이스의 크기는 가로, 세로 54.5㎜로 동일하다. 외투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 안쪽 파우치에 넣어도 부담 없는 크기다.
이어폰 유닛은 애플 에어팟 프로를 떠올린다. LG 톤프리는 외이도를 틀어막는 폐쇄형 이어폰이다. 노이즈 캔슬링이 없어도 외부 소음이 일정 부분 차단된다는 의미다. 이어폰 크기는 가로 21.5㎜, 세로 27.7㎜다. 갤럭시 버즈2 프로와 비교해서는 크지만 에어팟 프로와는 비슷하다. 착용감은 뛰어나다. 폐쇄형 이어폰을 선호하지 않는데 장시간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았다. 무게는 5.3g(한쪽당)으로 부담이 없다. 갤럭시 버즈2 프로(5.5g), 애플의 에어팟 프로(5.4g)와 비교해 가볍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의 연결(페어링) 속도는 민첩하다. 아이폰에 블루투스 장치로 톤프리를 등록하고 착용했더니 지연 없이 즉시 연결됐다.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어떤 제품과도 빠르게 연결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음질은 깔끔하면서 풍부하다. 톤프리 신제품은 전작에 비해 스피커 드라이브가 38% 커져 더 풍부한 저음을 구현한다. 직접 톤프리를 사용해 음악을 들었더니 저음과 고음의 균형이 좋아 편안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저음이 강한 노래를 들을 때는 소리가 풍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통화 품질도 훌륭했다. 톤프리는 주변 잡음을 줄여주는 3개의 마이크와 얼굴뼈·근육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를 감지하는 보이스 픽업 유닛이 장착됐다. 멀리서 통화하는 것 같은 무선 이어폰의 고질적인 단점이 LG 톤프리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반대로 상대방의 목소리도 또렷하게 들렸다.
톤프리는 무선 이어폰이 갖춰야 할 기본기를 충실하게 갖춘 동시에 다양한 편의 기능을 탑재했다. LG 톤프리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다섯 가지 모드의 이퀄라이저를 설정할 수 있다. 공간감으로 몰입감을 높여주거나 원음을 자연스럽게 살려주는 모드가 인상적이다. 저음역이나 고음역을 강조하는 모드도 별도로 있다.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 입체감을 높여주는 3차원(3D) 사운드 스테이지 모드도 인상적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뛰어나다.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등 시끄러운 곳에서 통화를 하거나 음악을 감상할 때 유용하다. 이어폰 유닛에 손가락을 2초간 대고 있으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외부 소음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적응형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도 있다. 실시간으로 외부 소음을 측정해 노이즈 캔슬링 강도를 조절한다. 이어폰을 깊게 끼지 않아도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준다.
LG 톤프리에 탑재된 돌비의 헤드 트래킹 기술도 흥미롭다. 머리 흔들림에 따라 소리의 거리감과 방향을 조절한다. LG 톤프리는 무선 이어폰 가운데 처음으로 연결된 모든 기기와 콘텐츠 종류에 상관없이 헤드 트래킹 기술을 제공한다. 전용 앱을 통해 헤드 트래킹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실용적인 기능도 눈길을 끈다. 케이스 내부에 자외선(UV) 발광다이오드(LED)를 탑재해 이어폰 살균이 가능하다. 케이스에 넣어두기만 해도 10분 만에 이어젤에 있는 세균 99.9%를 없앨 수 있다. 한쪽 이어폰을 마이크처럼 손에 들고 통화할 수 있는 '속삭이며 말하기' 기능도 뛰어나다.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와이어리스 기능은 실용적이다. LG 톤프리는 다소 비싼 가격을 제외하면 단점을 찾기 힘든 무선 이어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