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e심(eSIM)’이 상용화되면서 통신 환경이 크게 달라진다. 앞으로 e심이 지원되는 단말기에서는 e심과 기존 유심을 함께 사용해 스마트폰 1대에서 2개 번호를 쓸 수 있게 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Z폴드·플립4에서는 카카오톡 계정도 2개 쓸 수 있다. 또 심마다 다른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하면 결과적으로 요금 인하 효과도 생길 전망이다.
◇ 알뜰폰 요금제 활성화될 듯
e심 도입으로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듀얼심’을 활용해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심이 지원되는 단말기는 이번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4와 아이폰은 XS, XR, SE 2·3세대, 11~13 시리즈다. 그간 국내에 출시됐던 아이폰 시리즈 일부에 e심이 있었지만 통신사들이 이를 지원하지 않았는데 다음 달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데이터와 통화량 등에 따라 각기 다른 통신사의 요금제를 조합해서 쓸 수 있다.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해서 쓰면 통신비도 줄일 수 있어서 알뜰폰 요금제 가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e심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알뜰폰 업체인 티플러스다. 2900원부터 3만3000원까지 11개의 전용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와 음성통화 중 어떤 것을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모회선은 통신 3사 번호를 쓰면서 두 번째 번호를 알뜰폰 요금제로 가입한다면 알뜰폰 요금제만 사용했을 때에는 이용할 수 없었던 통신사의 멤버십 혜택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가격적인 면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로 이득인 셈이다.
각 통신사들은 아직 e심 관련 수요나 반응 집계가 없는 만큼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을 지켜보고 새로운 요금제 도입을 추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요금제를 출시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모회선과 데이터나 음성전화를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의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로선 ‘1폰 2번호’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e심 도입 후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을 보면서 전용 서비스 도입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도 “e심 전용 요금제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소비자들이 알뜰폰이나 타 통신사 요금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새로운 요금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어떤 구성의 요금제를 출시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 삼성 스마트폰, 카카오톡 계정 2개 사용 가능
듀얼심을 활용하면 하나의 휴대폰에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2개를 내려받아 카카오톡 계정 2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은 ‘듀얼메신저’를 지원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하다. 아이폰은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듀얼심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할인 혜택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지원되는 공시지원금은 유심 또는 e심 중 하나의 번호로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선택약정 할인은 요금제를 가입할 때 제공되는 혜택이어서 두 개의 번호 모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단말기를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유심은 새로운 유심을 매장에서 구입해 갈아 끼워야 했지만,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어서 통신사 프로파일을 직접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면 된다. 자신이 이용하려는 통신사에 개통 신청을 하고, 전달받은 QR코드를 스캔해 e심 프로파일을 다운받으면 된다. 다운로드 비용은 2750원으로 7700~8800원인 유심 구매비용보다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