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케어솔루션 매니저가 정수기를 살펴보는 모습. /LG전자 제공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건조기, 무선청소기, 안마의자, 식물재배기…’

LG전자 생활가전 렌털 사업이 경기 침체 우려에도 탄탄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전 렌털은 초기 비용 부담이 적어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코로나19 특수 효과가 사라진 상황에서 가전 렌털 사업이 LG전자의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G전자 렌털 매출(리스료 수익)은 3037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최고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3040억원과 비교해 0.1% 줄어든 규모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전 수요 감소 등의 상황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 렌털 사업은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의 렌털이 시작된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까지 LG전자 렌털 매출은 연간 200억~500억원에 머물렀지만 지난 2016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이후 매년 50~60%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지난 2018년 2942억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2018년 11월 신개념 렌털 관리 서비스인 케어솔루션이 출시되면서 지난 2019년 렌털 매출은 4398억원으로 뛰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자리한 LG전자 베스트샵 매장 모습. /연합뉴스

이후로도 LG전자 렌털 사업은 매년 성장했고 지난해 코로나19 특수 효과에 힘입어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3000억원, 연간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LG전자 렌털 매출은 6155억원이다. 지난 2011년 198억과 비교해 10년 만에 30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LG전자 렌털 매출은 경기 침체 우려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하지만 LG전자는 하반기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연간 기준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건조기, 무선청소기에 이어 안마의자, 식물재배기 등으로 렌털 품목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사실상 냉장고와 세탁기를 제외한 모든 LG전자 생활가전을 렌털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LG전자 렌털 계정(제품 대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200만개를 넘어선 후 지난해 270만개를 훌쩍 넘은 상태다. 업계는 LG전자 렌털 계정이 현재 3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렌털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LG전자가 혜택을 늘리는 방법으로 렌털 계정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가 식물생활가전인 '틔운'을 소개하는 모습. /뉴스1

가전 렌털은 고가의 가전제품을 매달 소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번 구입하면 끝나는 직접 구매 제품과 달리 전문적인 관리를 주기적으로 받을 수 있어 위생적이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안전과 환경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전 렌털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가전 업체 입장에서는 렌털 사업이 경기 변화를 덜 받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일정 기간 고객 이탈을 막는 락인(lock-in·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 효과도 발생하고, 한 번에 여러 대를 묶어 판매할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

LG전자는 지난해 렌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인 하이엠솔루션을 분할, 렌털 사업만 전문으로 하는 하이케어솔루션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제품 구매부터 배송, 멤버십, 서비스, 관리까지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에 영향을 받는 일시불 판매와 달리 렌털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가전 업체들이 앞다퉈 렌털 사업을 키우고 있다”라며 “가전 업체들이 고급화 전략을 펼치는 만큼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렌털 사업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