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소속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가 10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방침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가 지난달 말 카카오에 매각 결정 유보를 요청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에 제안하겠다”고 밝힌 뒤 열린 첫 기자회견이다. 류 대표를 비롯한 4~5명의 경영진과 임직원, 크루유니언 등이 참여한 해당 협의체는 이후 지난 1일부터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협의체는 오는 12일까지 의견을 취합해 상생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이날 “현 시점에서 어떤 내용이 오가고 있는지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협의체 구성원들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서 지회장은 “노동자의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며 “협의체에서 결론이 나오더라도 (노조와) 교섭이 결렬되면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 지회장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의 사례를 예로 들어 “대리운전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와 6개월째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리운전 노조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 중인 ‘카카오T 대리’ 프로 서비스의 연내 폐지를 요구 중이다. 카카오T 대리 프로 서비스는 카카오T 대리에 가입한 기사가 월 2만2000원을 내고 고객 호출을 추가로 제공 받는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내년까지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7일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을 위해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 주주로의 전환 등을 검토 중이다”라고 공시했다. 이전까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불거졌던 매각설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었으나 반대 여론은 잠재우지 못했다. 카카오가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상대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알려졌다.
한편 대리운전 노조는 오는 16일 카카오 사옥이 있는 판교역 앞에서 단체 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17일에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플랫폼 노동자 요구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오는 31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라이더유니온, 웹툰작가노조 등과 함께 ‘플랫폼 노동자 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