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CD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유리기판을 검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국내에서 만들고 있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중단한다.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래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사업) 차별화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 LCD 패널 부문은 다운사이징(사업규모 축소)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국내 TV용 LCD 생산은 내년 중에 중단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TV용 LCD 사업은 지난 2010년대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낮은 가격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들이 LCD 신설 공장을 공격적으로 건설하면서 공급량 증가에 따른 LCD 수익성이 급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만들수록 손해가 생기는 상황에 빠졌고,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LCD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TV용 LCD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6월 LCD 사업을 전면 철수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NFT 작품이 담긴 투명 OLED.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경쟁력 차별화가 크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은 사업의 경우 신속하게 조정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라며 “내부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보다 가속화하겠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6만장, 2023년 상반기까지 3만장 수준으로 LCD 생산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중국 LCD 생산공장의 경우 이미 전체 생산량 20만장 가운데 10%를 정보기술(IT) 기기용으로 전환한 상태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중국 LCD 공장은 철수하지 않고 당분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LCD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여전히 디스플레이 생산량의 90%가 LCD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 향후 운영방향은 TV용 라인은 지난 2019년 이후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TV용 LCD 생산량은 줄어들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원가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TV용 LCD 공장은 IT와 상업용을 중심으로 점차 전환해 나가겠다”라며 “TV용 LCD 생산량과 별개로 20만장 규모의 IT 기기용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TV용 OLED 협력과 관련해 “진행사항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LG디스플레이는 “신규 고객이 우리 패널을 사용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었고 시장도 알게됐다”라며 “상당 부분 진행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 사안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