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정부가 지난 6월 초 약 1년 만에 LG유플러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진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에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했다. 단독 입찰인 만큼 하루 만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지막까지 검토 중이라고 했던 SK텔레콤, KT 등은 예상대로 참여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와 달리, 추가 비용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실익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3.4~3.42㎓(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헤르츠) 폭 5G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기업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6월 2일 정부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을 밝히며 이날까지 추가 할당 신청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 단독 입찰인 만큼 주파수 추가 할당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경매로 진행될 경우 경매에만 최소 일주일 가량 걸리며, 단독입찰 시 빠르면 하루 만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경매로 추진하되 1개 사업자 단독입찰 시, 전파법에 따라 심사를 통한 정부 산정 대가 할당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었다. 경매는 다중라운드 오름입찰방식으로 50라운드까지 진행하고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밀봉입찰방식’으로 결정하는 혼합방식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통신업계는 정부가 5G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을 밝힌 직후부터 LG유플러스의 단독입찰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할당 범위가 LG유플러스가 기존에 사용하는 대역과 인접해서다.
이번에 경매로 나올 주파수는 3.40∼3.42㎓ 대역의 5G 주파수 20㎒ 폭이다. LG유플러스가 활용 중인 3.42∼3.50㎓의 80㎒ 폭 바로 아래다. SK텔레콤은 3.60∼3.70㎓의 100㎒ 폭을, KT는 3.50∼3.60㎓의 100㎒ 폭을 사용 중이다.
LG유플러스가 추가 할당 대역을 가져가면 별도 구축 절차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의 조처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 KT의 경우 서로 떨어져 있는 대역을 묶어서 써야해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경매 대금에 추가 투자 자금까지 고려하면 SK텔레콤과 KT로서는 실익이 크게 없다.
과기정통부 역시 경매 입찰 기업이 한정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통신 품질 향상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조건을 내걸었다.
주파수를 할당 받은 사업자는 오는 2025년 12월까지 누적 기준 5G 기지국 15만국을 구축해야 한다. 통신업계는 지난 2020년 주파수 재할당 정책방안 공개설명회에서 5G 무선국 1개 설치에 투입되는 비용으로 2000만원을 언급한 바 있다. 15만국 구축 비용이 3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약 7만개 무선국(3.5㎓ 기준)을 구축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1조5000억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 여기에 농어촌공동망 구축 완료 시점도 기존 2024년 6월보다 6개월 앞당긴 2023년 12월에 마무리해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이동통신사가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주파수 경매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라며 “오히려 내년 경매 예정인 3.7㎓ 대역 조기 경매에 더 힘을 실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를 대상으로 한 할당 신청 적격 여부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며, 7월 중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할당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정부에 5G 주파수를 추가 할당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동통신사가 정부에 먼저 주파수 추가 할당을 신청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이후 정부는 같은 해 12월 LG유플러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올해 2월 경매를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 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기존 계획은 백지화했었다. 여기에 대통령 선거까지 겹치며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는 듯했지만,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장으로 취임한 이종호 장관이 6월 추가 할당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