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 모듈. /LG이노텍 제공

카메라 모듈이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국내 부품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자율주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핵심 부품인 카메라 모듈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수혜가 기대된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LG전자의 구미 A3 공장을 2834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LG이노텍은 그동안 A3 공장의 일부를 임대해 카메라 모듈을 생산했는데,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던 LG전자가 지난 2월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A3 공장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LG이노텍은 A3 공장에서 카메라 모듈과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등을 생산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는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을 주로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A3 공장에서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기존 공장에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게 양산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이은현

LG이노텍의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이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대부분을 LG이노텍이 납품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 효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25.9%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LG이노텍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대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였다.

업계 2위 삼성전기는 LG이노텍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삼성전기가 주로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10년부터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테슬라와 최대 5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전기가 수주한 단일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삼성전기는 시장 둔화 등으로 공급단가가 하락하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눈을 돌려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카메라 모듈 시장 점유율은 13%로 여전히 LG이노텍보다 낮다. 하지만 테슬라와의 공급 계약을 계기로 2~3년 내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생산 중인 카메라 모듈 모습. /삼성전기 제공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수요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전체 카메라 모듈 시장이 지난 2014년 201억달러(약 25조2460억원)에서 지난 2020년 510억달러(약 64조560억원)를 거쳐 2025년 600억달러(약 75조36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20%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은 매년 30% 넘는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동차에 장착되는 카메라 모듈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율주행차 1대에 들어가는 평균 카메라 모듈 수는 지난 2020년까지 2~3개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8개가 됐다. 업계는 올해부터 전기차 1대당 평균 12개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업체들은 독자적인 카메라 모듈 생산 기술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각각의 모듈을 조립해 판매하는 중국과 달리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렌즈 설계, 금형부터 자동초점(오토포커스), 광학식 손떨림 보정 등 초정밀 하드웨어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모듈은 생산량의 70~80%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어 국가 경제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라며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카메라 모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