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연이어 철회하면서 기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자회사 IPO는 오는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NAV)를 75조원까지 늘리겠다는 SK스퀘어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상장을 철회하면서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등의 상장 계획도 차질이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스퀘어의 주요 종속회사 10개 중 상장사는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2개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출범하며 자회사 IPO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강조해왔다. 이는 SK스퀘어의 태생과 연관 있다. SK스퀘어는 사업형 지주회사가 아닌 투자전문회사다. 사업이 아닌 자회사 IPO로 투자금을 조달해 기존 사업에 투자하고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워야 한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도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IPO 채비를 마친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올해 내 상장을 통해 제 가치를 증명해내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를 75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스퀘어가 보유한 주요 자회사에는 비상장사이기는 하지만, 각 분야 선두권을 기록 중인 기업이 여럿 있다. 보안 사업을 하는 SK쉴더스,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담당하는 11번가, 플랫폼사업을 맡은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모빌리티에서는 티맵모빌리티 등이다.
그러나 SK스퀘어는 첫 IPO 대상이었던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연쇄적으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5월 6일 SK쉴더스의 상장 철회 이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원스토어도 계획을 수정하면서다. 회사 측은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해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연쇄 계열사 상장 전략 좌초로 다음 타자로 나설 자회사들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11번가는 IPO를 추진하기 위한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는데, 이커머스 업계 시황이 좋지 않다. 네이버, 쿠팡 등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외에 티맵모빌리티, 웨이브 등은 업종별 경쟁 심화에 직면한 상태다.
SK스퀘어는 IPO와 별개로 신규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자금 마련을 위한 발판도 이미 마련했다. 매년 SK하이닉스로부터 2000억~3000억원의 배당이 유입되며, 순차입금이 100억원도 안 돼 재무구조도 튼튼한 편이다. 이를 바탕으로 차입을 추진할 수도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IPO는 자회사 밸류 전략으로, 이를 통해 돈을 벌거나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 큰 전략은 신규 투자에 있으며 출범 6개월 이후 이미 4개 회사에 투자했고, 올해도 지속해서 M&A, 투자 소식을 알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