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신용카드 결제 인증·B2B(기업 간 거래) 커머스 서비스 업체인 브이피가 지난해 신설한 연구개발(R&D) 조직 내 신사업전략팀을 최근 NFT(대체불가능한토큰)사업팀으로 개편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연이어 NFT 발행을 예고하자 KT 역시 대응에 나서는 한편,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NFT는 취임부터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해왔던 구현모 KT 대표의 ‘디지코’ 전략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브이피는 최근 R&D 조직을 NFT사업팀, 데이터사업팀, 디지털신사업TFT(태스크포스팀), ISP(모바일안전결제)신사업TFT 등으로 개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개편은 기존 신사업전략팀을 NFT라는 사업으로 구체화한 게 핵심이다.
앞서 브이피는 지난해 9월 기존 신사업추진TFT 신사업전략담당을 신사업전략팀, 사업개선팀, 디지털신사업TFT, ISP신사업TFT 등으로 재구성한 R&D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브이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NFT 관련해 내부에서 여러 가지 방면으로 검토를 해왔다”라며 “지난해 9월 출범한 R&D 조직을 통해 신사업 추진을 검토해왔고, NFT와 메타버스 등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고민하다가 인원을 늘리며 개편했다”라고 말했다.
브이피가 R&D 조직을 통해 NFT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국내외 정보기술(IT) 업계 화두로 NFT로 급부상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내 통신사 중 R&D 조직 내 NFT 관련 팀을 꾸린 것은 사실상 KT가 유일하다. BC카드 자회사인 브이피가 전자상거래 카드결제 인증과 연관 부가 사업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 NFT 발행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22 출시를 기념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협력해 사전 개통 참가자를 대상으로 NFT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해 출범한 SK스퀘어는 900억원을 투자해 코빗의 2대 주주에 올랐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내 NFT, 가상화폐 기술을 결집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전날 설명회를 열고 회사 대표 캐릭터인 ‘무너’를 활용한 NFT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KT도 지난 2월 ‘NFT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KT는 그룹 내 웹툰과 웹소설을 비롯해 부동산, 스포츠까지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통신사 가운데 NFT를 활용할 선택지가 가장 넓다는 평가다.
NFT 사업은 구현모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왔던 ‘디지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구현모 KT 대표는 연초 신년사에서 “NFT, 메타버스, 비대면 경제 등을 살펴 기업가치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라며 ‘NFT’를 콕 집어 강조한 바 있다.
브이피 관계자는 “지식재산권(IP)과 블록체인을 보유한 스타트업 등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등 NFT 관련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