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면서 9개월(3개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기록한 지난 2017년(2분기~4분기)에 이어 두 번째 신기록 행진이다. 2017년 분기 매출 60조원 시대를 열었던 삼성전자는 5년 만에 분기 매출을 70조원 시대를 굳혔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생활가전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8일 올해 1분기 매출 77조7815억원, 영업이익 14조12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9%, 영업이익 50.5% 늘어난 규모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이후 9개월 연속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2018년(15조6400억원)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반도체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6조8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3% 늘었다. 동시에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 매출(26조4100억원)을 갈아치웠다. DS부문의 분기 매출은 9개월 연속 26조원을 넘었다. 전체 매출에서 DS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4.5%로 지난해(33.7%)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픽=이은현

스마트폰 등을 총괄하는 MX(모바일 경험)도 올해 1분기 좋은 성적을 거뒀다. MX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2조3700억원으로 1년 새 10.8% 증가했다. MX부문의 분기 매출이 30조원을 넘은 건 2017년 2분기(30조100억원) 이후 4년여 만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2의 조기 출시 및 판매 확대가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생활가전)부문도 힘을 보탰다. 올해 1분기 CE부문 매출은 15조4700억원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인 지난해 4분기 15조3500억원을 3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7조8400억원으로, 2013년 4분기(48조1600억원)이후 8년여 만에 분기 최고 매출을 보였다.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반도체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메모리는 서버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모바일 제품이 회복하면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템LSI의 경우 시스템온칩(SoC) 사업에 주력,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는 첨단 공정의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 비율)과 매출 비중을 개선해 시장 성장률을 넘어선다는 성장세를 기록한다는 전략이다.

세트 사업은 프리미엄(폴더블 등)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고, 웨어러블 등 갤럭시 생태계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원자재 및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지만,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2이 전시된 모습. /뉴스1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D램과 파운드리 등 반도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10㎚급 5세대(1b) D램 개발을 넘어 곧바로 6세대(1c)를 진행한다는 일부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1b D램인) 1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개발은 계획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10㎚급 5세대(1b) D램의 회로 선폭을 12㎚라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세대인 10㎚급 4세대(1a) D램의 선폭은 14㎚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첨단 공정의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 비율)과 관련해 “5㎚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로 접어들었고, 4㎚는 현재 계획한 수율 구간에 진입했다”라며 “3㎚ 공정은 선단 공정 개발 체계 개선을 통해 수율 향상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파운드리 수율이 낮아 고객사가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달리 현재 주요 고객사 수요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라며 “향후 5년간 수주 잔액은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의 8배 규모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