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21일 휘센 에어컨을 렌털 상품군에 추가했다. /LG전자

가전제품 업계에 렌털 바람이 뜨겁다. LG전자 등 가전 기업 등이 렌털 사업에 집중하는 가운데, 기존 렌털 업체도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사업을 확대 중이다.

27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1일 에어컨을 렌털 제품으로 선보이면서 대형가전까지 렌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에어컨과 냉장고, 의류관리기 등 주요 대형가전과 함께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 12종의 렌털 가전을 소비자에 소개하고 있다. 누적 렌털 제품 수는 최근 4년간 연평균 34% 증가했다. 삼성전자 역시 렌털 전문 기업 SK매직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 6종을 렌털로 선보이는 중이다.

렌털 가전은 초기 구입비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소비자 호응이 높은 편이다. 마침 구독 경제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다. 구입하면 고장이 날 때까지 쓸 수밖에 없지만, 렌털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새 제품으로 바꾸는 게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신규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가전 렌털 열풍에 힘입어 렌털 업체들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는 물론, 최근 침대 매트리스까지 렌털의 영역으로 넣은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3조6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 늘어난 것이다. 정수기가 주력이었던 SK매직의 경우 기존 가전 렌털에 삼성전자 효과로 지난해 1조7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인 2020년 기록한 매출 1조246억원에 이어 2년 연속 매출 1조원 클럽을 달성한 셈이다.

최근 렌털 흐름은 정수기 등 소수의 가전에서 벗어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20일 SK매직은 필립스생활가전코리아와 함께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렌털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대렌털케어는 LG전자와 협업해 통증 완화 의료기 렌털 제품을 내놨고, 러닝머신 업체 아이러너와 러닝머신을 렌털해주기로 했다.

편의점 CU가 올해 초 시작한 ‘픽앤픽 대여 서비스'를 통해 2030세대는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등 다수 전자제품을 대여했다. /CU 제공

가전 렌털의 호황은 제품을 ‘소유’하려고 하기보다 ‘공유’하려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태어난 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정 소비재를 구독해 사용하는 ‘구독경제’에 익숙한 연령층이라는 특성을 보인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렌털 가전 소비자 중 50%는 20~30대였다.

편의점 CU가 올해 초 시작한 ‘픽앤픽 대여 서비스(편의점 매장에서 상품을 최소 3일간 대여해 사용해보는 서비스)’ 사업에서도 이런 MZ세대의 성향이 나타난다. CU가 제공한 대여 품목은 캠핑 장비 등 300여종 이상인데, 소비자들은 가전인 60만원 상당의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하루 렌털비 3000원)를 가장 많이 빌렸다. 800~2400원에 하루 동안 대여할 수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워치4, 애플 에어팟 프로, 아이패드8세대, LG전자 시네빔 등의 수요도 높았다. 20~30대는 픽앤픽 대여 서비스 이용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포함한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렌털 가전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프리미엄 청소기 등 더욱 다양한 렌털 가전에 대한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