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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4월 말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 구축 점검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0%대'에 불과했던 '진짜 5G'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률이 관건으로 꼽힌다. 2018년 정부가 내걸었던 10%를 채우지 못할 경우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정부가 '신고제'로 올해 4월까지 이동통신사들의 시간을 벌어준 데다, 공동구축분을 허가해주는 등 사업자의 편의를 봐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신 3사는 이번 점검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4월 말까지 이동통신 3사로부터 5G 기지국 준공 신고를 받고 의무 설치에 대한 이행점검에 나선다. 이는 과거 2018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앞두고 이동통신 3사에 분배한 주파수에 대한 중간 숙제 검사 격이다. 정부는 주파수 할당 당시 의무 구축 수량 대비 구축 수량이 10% 미만이거나,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주파수 할당을 취소한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18년 배포한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할당 공고 발췌. 의무구축 기지국은 설치된 장비 기준이라고 명시돼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기지국은 3.5㎓(기가헤르츠)와 28㎓로 나뉘는데, 과거 정부는 이동통신사별로 3.5㎓와 28㎓ 기지국 각각 2만2500개, 1만5000개를 제시하며 이동통신사에 연도별 의무 구축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올해 이동통신사들의 기지국 의무 구축 수는 3.5㎓가 약 6만개, 28㎓가 4만5000개다. 올해 이동통신 3사가 구축한 3.5㎓ 기지국은 6000개, 28㎓ 기지국의 경우 4500개를 넘겨야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중 28㎓ 기지국은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이 강조했던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동통신 3사는 이미 3.5㎓ 기지국 구축을 일찌감치 매듭지었다. 2021년 연말 기준 약 20만개다. 반면 지난해 연말까지 준공 완료된 28㎓ 기지국은 130여개 불과했고, 설치 신고 개수도 약 2000개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설치 신고는 지난해 연말 한 달에만 1600개 이상 이뤄졌다.

수치만 보면 이동통신 3사의 28㎓ 기지국 의무 구축 수량 달성은 어려워 보이지만, 지난해 정부가 공동구축분을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최소 설치 분량(4500개)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는 과기정통부에 28㎓ 지하철 와이파이 공동구축에 대한 의무 국수를 요청했고, 과기정통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A 통신사가 1대의 기지국을 구축하면 A, B, C 등 3개 업체가 3대를 구축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연말 이동통신 3사가 신고한 대로 구축을 완료한다면 서류상 약 6000개의 28㎓ 기지국 구축을 인정받겠지만, 실제 기지국은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의미다.

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공고문 내 기지국 구축 의무 미이행에 따른 제재 조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업계 안팎에선 올해 들어 늘어난 5G 기지국에 이런 '허수'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5G 기지국 현황'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5G 기지국은 20만525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19만8832개)과 비교해 6422개가 늘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의무구축 수량을 올해 4월까지로 사실상 유예했고, 꼼수로 볼 수 있는 공동망 구축 기지국도 허용해줬기 때문에 점검 결과는 불 보듯 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지하철 와이파이(Wi-Fi) 28㎓(기가헤르츠) 백홀 실증결과 발표 및 농어촌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 개시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지국 의무 구축 점검과 별개로 5G 기지국 수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기지국 설치 신청을 받은 것을 토대로 4월 30일까지 제출된 할당 조건 이행실적에 대한 현장점검과 평가위원회를 거쳐 결과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 당시 9조6100억원이었던 이동통신 3사의 설비투자 금액은 지난해 8조21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3조864억원에서 4조2401억원까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