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직원이 3D 낸드플래시를 검사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인력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업체들은 임직원 처우 개선으로 인력 이탈을 막고,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인력 부족 현상에 대응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은 여전히 1000명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17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 종사하는 반도체 산업 인력은 17만988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과 기술, 생산 등 필수 업무 산업기술인력은 9만9285명으로 지난 2016년 8만6525명과 비교해 4년간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계 내 인력 부족 상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진흥원은 판단하고 있다. 진흥원 집계로 지난 2020년 반도체 업계에서만 1621명의 인력이 부족했다. 고졸이 894명으로 가장 많았고 학사 362명, 전문학사 316명, 석사 40명, 박사 9명 등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부족한 인력은 지난 2015년 1332명과 비교해 5년 만에 300명 가까이 늘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필요로 하는 최소 인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실제 기업들이 체감하는 반도체 전문인력 부족은 더 심각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인력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5000여명 안팎, SK하이닉스는 1000여명 안팎의 반도체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부장 업체까지 포함하면 연간 국내 반도체 인력 채용 규모는 1만명 수준에 달한다. 반면 대학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전문인력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임직원 처우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인력 채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임직원의 임금 상승률을 전년의 2배 수준인 평균 8% 올렸고 신입사원 초임을 5040만원으로 책정했다. 삼성전자의 48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승률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다.

대학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성균관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스텍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려대를 시작으로 올해 서강대, 한양대와 반도체 계약학과 개설 협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