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인 이미지센서(CIS)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 중인 1위 소니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술 및 생산 경쟁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49억달러(18조1180억원)를 기록한 전 세계 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시장은 올해 173억달러(21조368억원)를 거쳐 2023년 196억달러(23조8336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이후 연평균 14% 성장이 기대된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노트북과 자동차 등 카메라가 있는 모든 전자 제품에 이미지센서가 들어간다.
이미지센서 시장의 절대 강자는 일본 소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는 점유율 45%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26%로 2위에 올랐고, 중국 옴니비전이 3위(11%)로 뒤를 이었다. 3개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82%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해 이미지센서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2015년 옴니비전을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랐다. 이후 소니와의 격차를 꾸준히 줄여가면서 지난 2020년 점유율 격차를 17%포인트까지 좁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점유율이 소폭 감소하면서 소니와의 점유율 격차가 19%포인트로 늘었다. 다만 이미지센서 매출은 매년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 이미지센서를 앞세워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했고, 지난해에도 2억 화소 제품을 처음으로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제품 일부를 세계 3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대만 UMC에 위탁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는 일명 ‘펜트업(pent-up·억눌림)’ 효과로 이미지센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UMC는 대만에 새로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데, 2023년부터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일부를 이곳에서 양산하기로 했다.
업계는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시장 점유율은 30%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사장은 “이미지센서 사업은 미세 픽셀 기술과 1억 화소 대중화로 지난해 매출 증가를 이뤘다”라며 “올해도 기술 리더십을 지속하고 보급형 모바일로 제품 공급을 확대해 센서 사업 일류화 기반을 구축하겠다”라고 했다.
소니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소니는 안정적인 이미지센서를 생산하기 위해 대만 TSMC가 일본에 만들고 있는 신공장에 5억달러(6000억원)를 투자, 이미지센서에 들어가는 연산용 반도체를 확보하기로 했다. 동시에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인 중국 샤오미를 공략하는 등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 CMOS 이미지센서(CMOS Image Sensor)
CMOS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로 들어온 빛을 전기적인 영상신호로 변환하는 시스템반도체다. 빛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해 영상으로 만든다.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일반 반도체 공정인 CMOS(집적 회로의 한 종류) 생산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고 소형화에 장점이 있다. 또 집적도가 높고 전력 소비량이 적어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모바일 시장에서 선호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그동안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됐는데, 최근에는 사물 인식이 중요한 자율주행차 등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