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공장인 중국 시안(西安) 낸드플래시 공장이 최근 2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안 2공장은 지난해 말 1단계 공사에 이어 지난달 2단계 공사를 끝내고 이달 초부터 가동률 100%를 기록 중이다. 시안 2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12인치(300㎜) 웨이퍼 기준 월 13만장 수준으로, 기존 시안 1공장의 월 12만장을 앞선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공장에서 만드는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월 25만장이 된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가 넘는 규모다. 단일 낸드플래시 공장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현지매체 산시일보는 “산시성 당국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시안 2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시안 공장 전체 생산량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10%를 넘어서게 됐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직원이 3D 낸드플래시를 검사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은 삼성전자가 운영 중인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다. 지난 2012년 9월 1공장 건설을 시작해 2014년 5월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애초 1공장 건설에 70억달러(8조533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라인을 늘리고 후공정을 추가하면서 전체 투자 규모는 계획보다 50% 늘어난 108억7000만달러(13조2510억원)가 넘었다. 낸드플래시 라인에만 100억달러(12조1900억원), 후공정(반도체 테스트 및 패키징) 시설에 8억7000만달러(1조605억원)가 들어갔다.

이번에 완성한 시안 낸드플래시 2공장의 경우 지난 2017년 70억달러(8조5330억원)를 들여 착공했고, 지난 2019년 공장 확대와 생산 장비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80억달러(9조7520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에만 총 258억7000만달러(31조5360억원)를 쏟아부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이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확대하는 전진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매출 61억1000만달러(7조4480억원), 점유율 33.1%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고, 미국 마이크론에 세계 최초 176단 양산 기록을 뺏기는 등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직원들이 3D 낸드플래시 웨이퍼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업계는 시안 2공장이 생산을 시작하면서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점유율이 35%를 넘어 40%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이 전망하는 올해 낸드플래시 비트 그로스(Bit Growth·비트단위 출하량 증가)는 30% 정도다”라며 “삼성전자가 늘어나는 낸드플래시 수요의 상당 부분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증권가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해 2분기부터 오르면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미국 반도체 업체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낸드플래시 공장이 원재료 오염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5~1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옥시아 낸드플래시 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부터 낸드플래시 공급난이 예상된다”라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