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 사피온 대표. /SK텔레콤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해 올해 1월 출범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한국법인인 사피온코리아의 수장을 맡은 류수정 대표가 모회사인 사피온(SAPEON) 미국법인 대표도 겸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SK텔레콤에 합류한 그는 AI 반도체 사업 전반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사피온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AI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류수정 사피온코리아 대표가 미국법인인 사피온 대표도 겸직한다. 류 대표가 사피온 대표로 선임된 만큼 미국 법인 설립 작업도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텔레콤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와 'SK ICT 연합'을 꾸려 사피온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올해 1분기 중 미국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류 대표가 한국법인에 이어 모회사인 사피온 대표까지 겸직하면서 SK텔레콤을 넘어 SK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 사업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기로 하는 등 AI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21일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SAPEON(사피온) X220'. /SK텔레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AI의 핵심 두뇌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2020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을 내놓았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비교해 전력 사용량이 80%에 불과하며, 딥러닝(심층학습) 연산 속도는 1.5배 빠르다. 가격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사피온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AI 반도체 사업을 확장한다. 현지에서 풍부한 반도체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외부 투자 유치도 맡는다.

SK텔레콤은 미국 법인 설립에 앞서 아시아 지역 사업을 담당할 한국법인인 사피온코리아를 올해 1월 먼저 출범했다. 당시 대표는 SK텔레콤에서 AI 반도체 연구개발(R&D)을 담당했던 류 담당을 선임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서울대를 거친 AI 반도체 분야 석학으로, 지난해 4월 SK텔레콤에 합류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류 대표는 실무 역량과 리더십을 고루 갖췄으며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갖춘 업계 전문가다"라며 "급변하는 업계에 유연하게 도전하며 사업을 성장시킬 적임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