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주 겸 NXC 대표. /넥슨 제공

고(故) 김정주 NXC 창업주는 1994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넥슨을 창업했다. 이후 넥슨은 2000년대 초부터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국내 3대 게임사 ‘3N’ 중 하나로 올라섰다. 2020년 국내 게임사 가운데 최초로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게임사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고인은 1994년 12월 아버지인 김교창 변호사로부터 6000만원의 창업자금을 빌렸다. 그는 이 돈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오피스텔 사무실을 마련하고 넥슨을 창업한다.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게임에 대한 열정만 믿고 창업에 나섰지만, 당장 먹고살 길이 없었다. 사업운영과 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돈이 필요했다. 당시 26세, 대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다.

1995년 중반 그는 결심했다. 기업들의 홈페이지와 인트라넷을 구축하는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돈을 벌자”는 구상이었다. 당시 기업들이 홈페이지 제작에 나서면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감이 많았다.

인터넷 사업 확장에 나선 넥슨은 채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당시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이 네오위즈 창업자인 나성균과 네오아레나 대표 박진환이다.

넥슨은 1995년 초고속 정보통신사업기술개발 사업자로 선정되고 나서, 국내 최초로 인트라넷 솔루션 ‘웹오피스(Web Office)’를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넥슨은 아시아나항공에 서버 데이터베이스(DB)와 연동하는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했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도 개발했다. 1996년에는 국내 최초 익스트라넷 솔루션인 ‘현대자동차 홍보정보시스템’(PRIS) 구축하기도 했다. 이런 노하우를 살려 넥슨의 인터넷 사업부는 2000년 8월 분사해 제오젠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고인은 인터넷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게임 개발에 다시 투입했다. 이는 넥슨 초창기 무차입경영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1994년 넥슨의 대표 게임이 될 ‘바람의 나라’ 개발에 착수했고, 같은 해 넥슨을 창업했다.

이후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등의 게임을 잇달아 흥행하며 회사를 키웠다. 이들 게임이 연달아 히트하며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 1위에 오르는 데 이른다.

이에 힘입어 넥슨은 국내 게임 기업 최초로 2011년 연 매출 1조원 고지에 올랐고 지난 2020년 국내 업계 처음으로 매출 3조원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신작 부재 등의 여파로 2조8530억원에 그쳤지만 게임 업계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다.

한편 1968년생인 김 창업주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학사)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고, 박사과정을 반년 만에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