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티맵(T맵)이 내년부터 생산되는 독일 완성차 브랜드 BMW 차량에 적용된다. 지난 2019년 협업 계획을 밝힌 뒤 4년 만에 나오는 결과물이다.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지프에 이어 국내 최대 수입차 브랜드인 BMW를 등에 업은 티맵모빌리티의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MW는 내년부터 생산하는 일부 차종에 티맵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통해 지원하는 티맵 구동을 넘어 생산 단계부터 아예 티맵을 차량에 심겠다는 의미다.
BMW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로, BMW그룹은 미니(MINI), 롤스로이스 등의 브랜드도 보유 중이다. 앞으로 미니 등의 브랜드로 티맵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9년 한국을 방한한 BMW 고위 임원은 "한국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1위 업체인 SK텔레콤과 차세대 내비게이션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양측 협약 결과물이 4년 뒤인 내년에 나오게 되는 것으로, 결과물이 나오는 구체적인 시점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물밑작업도 마무리한 상태다. SK인포섹은 지난해 티맵의 독일 보안 인증 컨설팅 프로젝트를 마치며 'TISAX' 인증을 받았다. TISAX는 자동차 및 제조 회사가 갖추고 있는 정보보안관리 체계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독일의 정보보안 인증 제도이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 내비게이션은 '고질병'으로 꼽힌다. 국내서 판매되는 수입차는 한국 지도 정보가 부족하거나, 정확하지 않아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입차 업계는 자체적으로 기능을 높이는 한편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와 협업도 확대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BMW가 내년 티맵을 적용하기로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국내 스마트폰 1위 내비게이션인 티맵을 내장해 품질 향상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티맵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기준 티맵 가입자만 2000만명에 달하며, 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한다. 월간 이용자 수(MAU)도 1300만명 규모다.
티맵모빌리티로서도 수입차 업계 선두주자인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브랜드와 협업이 절실했다. 지난 2020년 6월 재규어랜드로버를 시작으로, 지난해 9월 볼보와 같은 해 11월 지프 등으로 브랜드를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수입차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BMW, 벤츠 등과 비교하면 영향력이 떨어진다. BMW와 벤츠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절반에 달한다.
BMW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티맵모빌리티에 호재로 꼽힌다. BMW는 올해 1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55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31.9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월 판매 기준 1년 2개월 만에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