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첫 테크 콘퍼런스 '넥스트모빌리티(NEMO)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 CTO 뒤로 디지털트윈 기술로 제작한 고정밀지도(HD맵)가 화면에 소개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22년을 디지털트윈 제작의 원년으로 삼겠다”라며 “디지털트윈 구축을 통해 ‘넥스트 모빌리티’(모빌리티 신기술)를 확보하겠다”라고 밝혔다.

유 CTO는 1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의 첫 테크 콘퍼런스 ‘넥스트모빌리티(NEMO) 2022′ 기조연설에서 택시 호출 너머 신기술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의 사물·건물·도시를 현실에 복제한 가상세계다. 메타버스가 독립된 가상세계라면 디지털트윈은 사물인터넷(IoT), 이동통신 등 기술이 적용돼 현실을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자율주행차가 실시간 주변 환경 인식을 위한 맵핑(지도 제작) 기술인 ‘고정밀지도(HD맵)’ 기술과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서울 강남 코엑스의 실내 공간 고정밀지도(왼쪽)와 이를 측정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센서 장비 '아르고스'(오른쪽). /김윤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 실현을 위해선 센서를 탑재한 차나 로봇 스스로 주변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맵핑 기술은 사람의 길찾기 용도로 발전해왔지만 자율주행엔 사람이 아닌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지도가 필요하고 그 지도 제작 기술이 디지털트윈이다. 디지털트윈으로 만든 고정밀지도는 실시간 주변 물체의 움직임, 장애물, 차선 위치, 신호등 정보 등을 3차원(3D)으로 표시한다. 사람이 보기엔 불편하지만 기계가 읽는 덴 최적화됐다.

유 CTO는 “현재 모빌리티는 인지·판단 영역 대부분을 사람에 의존한다. 카카오내비(카카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사람에 필요한 형태로 정보를 수집해 보여준다”라며 “앞으로는 센서를 탑재한 기계가 직접 인지·판단하고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계를 위한 내비게이션(고정밀지도)을 구축해 (기계에) 정보를 제공하면 기계가 수집해야 하는 정보량과 판단에 필요한 작업 부하를 줄여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효율성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계에게 필요한 주변 정보를 정확하게 측위(위지 정보 측정)할 수 있는 센서 장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장비를 자사 서비스를 위해 적용할 계획이고, 자율주행 기업들에 공급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모델도 구상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고정밀지도(HD) 측위 장비(왼쪽)와 이를 탑재한 포르쉐 타이칸 차량(오른쪽). /김윤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개발 중인 측위 장비에 ‘아르고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스신화 속 100개의 눈을 가진 거인의 이름으로, 이 장비를 통해 모든 걸 측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회사는 이날 행사에서 포르쉐 타이칸 위에 부착한 아르고스 실물을 전시했다. 아르고스는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서들을 탑재했다. 실외에선 일반 차에 탑재할 수 있도록, 실내에선 자율주행 로봇에 탑재할 수 있도록 경량화에 집중했다. 행사장 한쪽에서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로봇도 아르고스를 몸에 달고 코엑스 실내 공간을 측위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를 통해 상용화를 추진 중인 자율주행의 경우 판교 일대에서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고, 또 다른 기술 UAM은 독일 기체 제조사 볼로콥터와 손잡고 국내 환경에 맞게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판교에서 시범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별도의 조작을 하지 않아도 차량 스스로 운전한다. /김윤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차가 감지하는 주변 위치 정보를 시각화한 고정밀지도를 보여주는 모니터 화면. /김윤수 기자

이날 개회사에 나선 류긍선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7년 동안 모바일, 인공지능(AI), 플랫폼, 데이터 기술 도입으로 이동의 혁신을 이어왔다”라며 “이를 넘어 앞으로의 지향점을 넥스트 모빌리티로 선언하고 미래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투자와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경영책임자(CEO)가 1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첫 테크 콘퍼런스 '넥스트모빌리티(NEMO)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