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자사 크리에이터(유튜버)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유튜브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은 전했다. 워치츠키 CEO는 그러면서 “(유튜브에 도입하는 것이) 실현된다면, 이는 구글(유튜브의 모회사)에서 NFT를 활용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굵직한 글로벌 빅테크가 NFT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NFT는 토큰마다 고유의 값을 가지고 있어 이름처럼 A 토큰을 B 토큰으로 대체할 수 없는 토큰을 의미한다. 가장 큰 특징은 희소성이다. 일반적으로 복사하고 붙여 넣기가 쉬운 디지털 파일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로 생성되는 NFT는 복제가 어렵기 때문에 희소성을 보장할 수 있고, 위조품으로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소유권을 보장해주면서 거래 증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 디지털 예술 자산 등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29일 가상화폐 시장조사업체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지난 한 해 NFT 거래액은 249억달러(약 30조원)로, 2020년 9490만달러(약 1140억원)와 비교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2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온라인 게임이나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같은 가상 환경뿐 아니라 미술품·예술품 등 실물 거래에도 NFT가 활용되는 등 이른바 ‘NFT 열풍’이 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FT를 보유한 이들이 이를 커뮤니티에 자랑하는 트렌드로 확산하면서 빅테크 중에서는 트위터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최근 트위터는 시장에 이용자들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NFT를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일반적인 원형 프로필 사진이 아닌 육각형 모양의 프로필 사진이 제공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타가 운영 중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역시 트위터와 유사한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사용자들이 NFT를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별도 기능을 연구하고도 있다. 이런 움직임은 NFT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 ‘디지털 시대 새로운 부(富)의 상징’이 된데다 ‘가상화폐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점을 ‘인증’하는 것인 만큼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유튜브처럼 크리에이터들의 수익원을 제공하기 위한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1인 미디어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인기 BJ(1인 미디어 진행자)들의 최고의 순간을 담은 레전드 영상 등을 NFT 방식으로 판매할 수 있는 AFT마켓을 최근 열기도 했다. 대표 BJ인 철구의 모습을 3차원(3D) 아바타로 구현한 NFT 콘텐츠가 우리 돈 기준 1370만원 상당에 낙찰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NFT 발행은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이고 콘텐츠를 보유한 다양한 산업계에서 뛰어들 조짐을 보이기 때문에 올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정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보장하는 만큼 메타버스 세계가 본격적으로 구현될 경우 NFT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업계 종사자는 “NFT를 갖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속해있거나 업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가상화폐, 블록체인, 메타버스 트렌드가 계속된다면 NFT 역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