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콜센터 아웃소싱 회사인 유베이스가 업계 최초로 상담사 직군 공채 제도를 도입하고 1기로 200명을 선발한다.
현재 국내에서 약 22만명이 종사 중인 콜센터 상담사는 감정노동 직업인데다 높은 자격요건을 요구하지 않아 그동안 단기 아르바이트 상담사가 대부분이었다. 한데 저임금 단기 아르바이트 시장이 쿠팡 야간배달 작업 등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상담사 구하기가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콜센터 아웃소싱 회사는 상담사의 직업적 자부심과 처우를 공채 수준으로 끌어 올려 안정적으로 장기 근무할 수 있는 우수 상담사를 육성해보겠다는 것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베이스는 오는 20일부터 2월 4일까지 상담사 공채 1기 모집에 나선다. 사회초년생부터 경력자까지 지원자격 제한은 없다. 공채 선발을 통해 입사한 직원은 일반 대기업 사무직처럼 약 3개월간 사내 교육(OJT) 프로그램을 받으며 기본 응대 등 교육을 받게 된다. 통상 일주일간의 ‘속성 교육’ 후 즉각 투입돼 온 기존 단기 아르바이트 상담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상담 질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교육 기간에도 교통비 수준의 교육비가 아닌, 200만원 중반대 월급을 정상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이색 시도가 나온 것은 그만큼 상담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시장이 크게 열리고, 이에 따라 콜센터에 대한 수요는 더 커졌지만, 역설적으로 상담사들은 조금이라도 시급을 더 벌 수 있는 대체 단기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상담사 연결까지 수십분 소요되거나 아예 연결이 되지 않아 고객 불만이 잇따르는 것은 이런 수급 불균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콜센터에서는 상담사를 구하기 위해 각종 당근책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을 보면, 일부 콜센터에서는 ‘한 달 근무 시 삼성 세탁기 제공’ ‘1년간 초기 정착 지원금 최대 400만원 추가 제공’ ‘재택근무 전환 가능’ 같은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방법으로 급하게 인력을 수급할 수는 있겠지만, 상담사가 요건 충족까지만 하고 더 빠르게 그만둘 가능성도 크다”라면서 “이는 또 다른 인센티브를 내놔야 한다는 부담감, 상담질 저하 같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유베이스를 이끌고 있는 송기홍 대표가 추진한 공채 상담사 제도가 정착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회사는 구직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공채 2기, 3기 등을 지속해서 모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송 대표는 “공채 상담사에게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상담 직무의 전문성을 쌓게 하고, 이들이 단계적 경력 개발을 통해 10년 내 임원으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현재 여러 중소 업체가 난립해 있는 콜센터 업계에서 유베이스는 점유율 약 5% 정도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쿠팡, 넷플릭스, 여기어때, 삼성화재 등 굵직한 기업의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