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인 ‘MWC(Mobile World Congress)’ 2022 개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참여 여부를 고심 중이다. 앞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전시회인 CES 2022 참석자들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12일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홈페이지에 따르면 MWC 2022는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3일(현지시각)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는 오프라인으로 열릴 예정이다. 앞서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사상 처음으로 행사가 취소됐다. 지난해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 우려에도 2년 만에 행사를 강행했지만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모바일 기기와 통신장비를 만드는 주요 기업이 현장 부스를 차리지 않고 대부분 온라인 참가만 했다. 국내 통신사들은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올해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전시 업체로 참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전시업체 명단에 올라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주최 측이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의 빈자리를 채운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도 “경영진 참관 등은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전시 참가 업체들의 경우 이미 전시 부스 배정 등 현장 준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경영진 참석 여부 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해외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22에 참가했던 삼성전자 임직원 약 2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기업의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임직원과 파트너, 고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라며 MWC 오프라인 전시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날 0시 기준 CES 참석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이 약 70명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역시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페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약 13만명으로, 미국(67만2083명), 프랑스(36만8149명), 이탈리아(22만532명), 인도(18만5112명)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많다.
출장을 앞둔 참여 기업 직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부스를 마련해 참여할 예정인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한 와중에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자가격리도 해야 하는데 가족과 거의 보름가량을 생이별하게 되는 셈이다”라며 “직원들끼리도 출장을 서로 미루는 경향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 역시 “현시점에서 해외 출장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라며 “회사로서도 격리 비용 등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 데다, 출장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회사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해외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사업 확장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자 업무협약(MOU)을 맺기로 했던 해외 업체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사례가 있다”라며 “현장에서 해외 바이어들과 직접 대면으로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쉽기는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