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노트북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노트북 업체들이 전력 소모가 낮고 가벼운 OLED 패널을 노트북에 적극적으로 탑재하면서 노트북용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노트북용 OLED 패널 출하량은 558만대로, 전년 114만대 대비 389% 성장했다. 이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은 470만대로 전체 출하량의 84%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10%), 중국 BOE(5%)가 뒤를 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노트북용 OLED 출하량은 전년 95만대 대비 395% 증가한 규모다. 전년 전체 노트북용 OLED 출하량의 4배가 넘는다.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가 노트북용 OLED 출하량 성장을 견인했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해 전력 소모량은 최소 6% 이상 낮은 반면 밝기는 9% 시장 밝다. 두께도 LCD 대비 얇아 휴대성이 중요한 노트북용 디스플레이로 적합하다. 디스플레이 성능에서도 LCD보다 더 자연스러운 색 표현과 빠른 응답속도를 나타낸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플래그십(고사양) 스마트폰에 OLED를 적극 탑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노트북용 OLED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풀HD(1920×1080) 해상도 OLED 패널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다. 생산한 OLED 패널은 글로벌 노트북 업체에 전량 공급됐는데, 이에 따라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OLE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20년 0.8%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2%대로 증가했다.
옴디아는 앞으로 5년 내 노트북용 OLED 비중이 전체 노트북 출하량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2억8085만대인 걸 고려할 때 OLED 노트북 출하량이 5년 내 3000만대를 육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런 흐름에 힘입어 올해 노트북용 OLED 패널 생산량 목표를 900만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대비 90% 넘는 성장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만 생산하는 경쟁사와 달리 형태가 고정된 리지드 OLED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플렉시블 OLED가 대세를 이룬 스마트폰과 달리 노트북용 OLED 시장은 여전히 리지드 OLED가 출하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노트북용 OLED는 스마트폰용과 비교해 높은 곡률(휘어지는 정도)이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700~1000R 정도의 곡률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는 LCD 대비 가격이 2~3배 비싸다는 편견이 있는데, 리지드 OLED는 그 정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라며 “같은 성능의 플렉시블 OLED 대비 리지드 OLED의 가격은 20~30% 더 저렴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LCD 대비 OLED를 사용해도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레노버에 13.3인치 노트북용 플렉시블 OLED 패널 납품을 시작으로 지난해 HP에 노트북용 17인치 플렉시블 OLED 노트북 패널을 공급했다. 올해도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BOE 역시 에이수스, 델,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확대해 올해 노트북용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을 늘려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