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는 5일(현지시각)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 미국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옛 페이스북) 등이 대거 불참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도 참여하지 않아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현대자동차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전시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이번 CES에는 전 세계 220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이었던 CES 2020 참가 기업이 4400여개 수준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다만 한국 기업은 역대 최다인 400여곳이 코로나19를 뚫고 CES 2022에 온·오프라인 참가를 밝힌 상태다.

오랫동안 CES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등의 현대차그룹이 CES에 나간다. 또 SK그룹은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온 등 핵심 계열사 6곳이 참여한다. 두산 역시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이 총출동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2022의 기조연설을 맡는다. 한 부회장은 ‘기술은 인류와 지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가치를 담은 ‘공존의 시대(Age of Togetherness)’를 주제로 CES의 개막을 알린다.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더프레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 S8.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8.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8.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모니터 신제품 3종.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 S8.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 M8.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 모니터 M8. /삼성전자 제공

최근 삼성전자는 개인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제품으로 소비자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X(익스피리언스)’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CE(소비자가전)과 IM(IT·모바일)로 나눴던 완제품(세트) 사업 부문을 DX(디바이스경험)부문으로 합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의 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CES 2022 최고혁신상을 포함, TV를 중심으로 하는 영상디스플레이 분야 21개 제품, 생활가전 7개, 모바일 11개 등 총 43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이런 제품들이 모두 현장 전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초 기대를 모았던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이번에 전시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주력 제품인 미니발광다이오드(LED) 제품군 네오 QLE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의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공을 들인다.

이 TV에는 새로 개편된 스마트 허브 기능이 들어간다. 스마트 허브는 미디어, 매직스크린, 게임 등 삼성 스마트 TV가 제공하는 주요 경험을 포함한다. TV 화면 내 별도 제어 시스템으로 조작할 수 있다. 콘텐츠 큐레이션이나 탐색 기능 등은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능을 활용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한다.

LG전자가 CES 2022에 마련한 가상 전시관. /LG전자 제공
LG전자가 CES 2022에 마련한 가상 전시관. /LG전자 제공
LG전자의 LG 월드프리미어에서 공개하는 제품 및 기술. /LG전자 제공
LG전자의 LG 월드프리미어에서 공개하는 제품 및 기술. /LG전자 제공
LG전자의 LG 월드프리미어에서 공개하는 제품 및 기술. /LG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스타트업인 C랩도 이번 CES 2022에 출격한다. C랩 사내벤처 과제와 외부 스타트업 등 총 13개 업체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C랩은 CES 최고혁신상 1개와 혁신상 21개를 받기도 했다. 어린이의 스마트 기기 사용 습관을 기르는 인공지능(AI) 솔루션 ‘필로토’, 온라인 시험 AI 관리감독 서비스 ‘프로바’, 모빌을 활용한 영아 사시 조기 발견 솔루션 ‘이노비전’ 등 다양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CES 현장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한 전시관을 꾸민다. 또 신제품 소개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올해 CES 참가 주제는 ‘모두의 더 나은 일상’이다.

LG전자는 온라인 전시관에 2022년형 올레드(OLED) TV 전제품을 공개한다. 이와 더불어 미니LED와 독자 개발 ‘나노셀 컬러’ 기술을 적용한 LG QNED 미니LED와 LG 나노셀 TV 등 여러 TV 제품을 선보인다. 올레드 에보 오브제 컬렉션, LG 스탠바이미 등 라이프 스타일 TV와 사운드바, 스피커 등의 오디오 제품도 선보인다.

온라인 전시관은 세가지 주제로 이뤄진다. 먼저 ‘LG홈’은 차세대 인공지능(AI) 세탁기·건조기·워시타워, 신개념 공기청정팬 퓨리케어 에어로타워, 식물 생활 가전 LG 틔운 등 혁신적인 생활가전이 전시된다. ‘오브제컬렉션으로 꾸민 LG홈’에서는 오브제컬렉션 제품군으로만 꾸며 전문가가 엄선한 다양한 색상 가전을 만나볼 수 있다. ‘LG 씽큐’'는 가전제품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해주는 ‘프로액티브 서비스’ 등이 나올 예정이다.

MZ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LG전자의 주요 제품을 볼 수 있도록 네이버 제페토와 로블록스, 닌텐도 스위치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에서 메타버스 체험관을 운영한다.

지하철 투명OLED. /LG디스플레이 제공
홈 스크린 콘셉트 OLED 쉘프. /LG디스플레이 제공
사무실용 투명 스마트 윈도우.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중(重)수소·개인화 알고리즘으로 화질을 혁신한 OLED.EX를 선보인다. 또 일상생활 공간의 미래상을 제안하는 투명·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솔루션, 정보기술(IT)용 하이엔드 디스플레이 기술 IPS 블랙, 게이밍 OLED 및 노트북용 17인치 폴더블 OLED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OLED.EX는 차세대 OLED TV 패널로, 화질의 핵심이자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 소자에 중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이뤄진 EX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OLED 패널과 비교해 화면 밝기(휘도)를 30% 높이고, 자연의 색을 보다 정교하게 재현했으며, 동시에 화면 테두리(베젤)를 기존 대비 30% 축소시켜 몰입감을 높였다.

CES 2022 SK그룹 전시 부스 조감도. /SK 제공

SK텔레콤은 이번 CES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을 선보이고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사피온 X220은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할 수 있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딥러닝(심층학습) 연산 속도는 1.5배 빠르면서도 전력 사용량은 80%에 불과하다. 가격도 절반 수준이다.

현대차가 공개한 'CES 2022' 참가 티저 이미지./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모빌리이 오브 씽스(MoT)’ 생태계 실현을 위한 로보틱스 기술 기반 PnD(플러스 앤 드라이브) 모듈을 최초 공개한다. 또 소형 모빌리타 플랫폼 모베드(MobED),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아틀라스’ 등을 소개한다.

두산퓨얼셀의 수소·전기·열을 동시 생산하는 시스템 '트라이젠'. /두산 제공

두산의 경우 450㎡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마련하고, 수소 활용 기술에 집중한다. 두산퓨얼셀이 개발 중인 수소·전기·열 동시 생산 시스템 트라이젠, 두산밥캣의 완전 전동식 콤팩트 트랙로더 T7X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각종 스타트업도 CES를 찾는다. 코트라(KOTRA)는 83개, 서울시는 25개 스타트업을 모아 CES 현장에 한국관을 마련한다. 총 228개 한국 스타트업이 이곳에서 신기술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