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2020년 1월 열렸던 CES 2020 모습. /AF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가 오는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이번 CES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다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행사 일정을 하루 단축하기로 했다.

CES는 매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Berlin)와 함께 세계 3대 ICT 전시회로 불린다. 차이가 있다면 모바일과 통신 기술에 특화된 MWC, 유럽 가전 시장과 B2B(기업 간 거래)에 무게를 둔 IFA와 달리 CES는 지역 및 산업 간 경계가 없다. 생활가전, 스마트폰, 자동차부터 우주선, 로봇, 비건 치즈까지 다양한 기술이 전시된다.

CES는 미래 ICT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다양한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CES 역시 테크 이스트(Tech East), 테크 웨스트(Tech West), 테크 사우스(Tech South) 등 3개 전시관으로 나눠 진행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테크 이스트(Tech East), 테크 웨스트(Tech West), 테크 사우스(Tech South) 등 3개 전시관으로 나눠 진행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메인 전시 공간인 테크 이스트 LVCC에 자리 잡는다. /CTA 제공

CES의 메인 전시장인 테크 이스트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를 중심으로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Westgate Las Vegas), 르네상스 라스베이거스(Renaissance Las Vegas)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두산 등 주요 기업들은 LVCC 센트럴 홀과 웨스트 홀에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LVCC 노스홀에는 스마트시티, 우주 테크, 헬스 테크,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기업이 전시를 담당한다.

테크 웨스트에는 베네시안 엑스포(과거 샌즈 엑스포), 베네시안 팔라조 등이 있다. 베네시안 엑스포는 전 세계 유수 스타트업이 전시하는 1층 유레카 파크와 2층 베네시안 볼룸으로 나뉜다. 유레카 파크에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이스라엘, 일본, 대만, 이탈리아, 스위스 국가관과 한국관(코트라), 서울시,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 성남산업진흥원의 전시 부스가 있다.

유레카 파크에 참가하는 한국 스타트업은 220여개에 달한다. 2층에는 스마트홈, 푸드테크, 3차원(3D) 프린팅, 스포츠 테크 관련 기업이 참가한다. 종합 생활가전 코웨이와 AI 서빙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 등이 이곳에서 전시한다. 베네시안 팔라조에서는 기조연설과 각 기업의 프레스 콘퍼런스가 열린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의 기조연설도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다.

미국 우주 항공 기업 시에라 스페이스가 이번 CES에서 선보이는 우주 비행선 드림 체이서 모습. /시에라 스페이스 제공

올해 CES에는 총 22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4500여개와 비교해 절반으로 줄어든 규모다. 다만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CES 2022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은 역대 최대 규모인 500개로 집계된다. CES 현장에 전시 부스를 마련한 기업은 400여개다.

이번 CES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미국 우주 항공 기업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다. 시에라 스페이스는 1963년 설립된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의 계열사로, CES 2022에서 우주 비행선 드림 체이서를 전시한다. 드림 체이서는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왕복선으로 기존 우주 왕복선의 4분의 1 크기다. 시에라 스페이스는 드림 체이서가 향후 국제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수송하는 업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에라 스페이스의 전시 부스는 테크 이스트 LVCC 야외 전시장(센트럴 플라자)에 마련된다.

영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엔지니어드 아츠는 CES 2022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를 전시한다. 아메카는 AI를 적용한 인간형 로봇 플랫폼으로 사람과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눈을 깜박이거나 미소를 짓는 등 자신의 감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현재까지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지니어드 아츠의 아메카는 유레카 파크 내 영국관에서 만날 수 있다.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는 CES 2022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메카는 AI를 적용한 인간형 로봇 플랫폼으로 사람들과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엔지니어드 아츠 제공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다이로스 연구실이 만든 아바타 로봇 도깨비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이로스 연구실은 박재흥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동적 로봇 시스템을 연구하는 곳이다. 도깨비는 인간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원격 제어 로봇으로, 사람이 갈 수 없는 재난 현장이나 구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도깨비는 유레카 파크 내 서울대 전시 부스에 전시된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이번 CES에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전시 부스를 만들고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네오 QLED 등 TV 신제품과 갤럭시S21 FE(팬에디션) 등을 공개한다. LG전자는 온라인 전시관을 중심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노셀 TV 신제품을 소개한다. 한컴의 우주·드론 전문 계열사 한컴인스페이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컴인스페이스는 내년 상반기 발사 예정인 지구관측 위성 ‘세종 1호’를 이번 CES에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