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상용화한 지 2년이 훌쩍 넘었지만, '진짜 5G'로 불리는 28㎓(기가헤르츠) 대역폭을 활용한 '5G 기업망'을 쓰고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5G 기업망은 내부 업무망, 화상회의 등으로 사용된다. 현재 도입한 곳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4곳으로 사실상 정부 기관만 운영 중인데, 이마저도 시범 운용에 불과하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수요가 없는 만큼 28㎓ 대역을 활용한 사업에 대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에도 과기정통부는 요지부동이다.
31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경기도청,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4개 부처 및 기관이 28㎓를 활용한 5G 기업망을 일부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 중 28㎓ 대역의 5G 망을 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 6월 과기정통부와 국립전파연구원 등이 발표한 상반기 '전자파 측정결과'에서 28㎓ 5G 기업망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최근 발표한 하반기 조사 결과에서 12개 시설이 추가됐다.
관련 조사를 진행한 담당자는 "28㎓ 5G 기업망을 쓰고 있는 곳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수조사로 보면 된다"라며 "현재 정부 기관 등에서 시범 운영 중으로 사기업에서 이를 도입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부 기업에서 5G 기업망으로 활용 중인 대역은 3.5㎓다. 3.5㎓ 대역 5G 기업망 시설은 상반기 18개에서 올 하반기 55개로 늘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28㎓ 대역 5G망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보다 B2B에 적용해야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라면서도 "아직 기업들이 효용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수요가 없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알리며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던 5G는 28㎓ 대역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상용화 2년이 훌쩍 지난 현재도 '진짜 5G'로 불리는 28㎓ 대역 활성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28㎓ 기지국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8㎓ 주파수는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하고, 도달 거리도 짧아 기지국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 올해 11월 기준 통신 3사가 구축한 국내 28㎓ 기지국은 총 312개에 불과하다. 애초 통신 3사는 올해 연말까지 총 4만5000개의 기지국을 구축하겠다고 했었다.
국회와 업계 안팎에선 과기정통부의 28㎓ 정책을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5G 28㎓ 정책을 재검토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28㎓ 대역 5G 활용방안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 사업자 입장에서도 애로사항이 많다"라면서도 "지속해서 사업 확대에 대한 부문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5G 28㎓ 정책 수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